2023년 12월 17일 일요일
다원예술 프로젝트 <다이빙 미러> 쇼케이스 '비전이 공간이 될 때' 후기 및 발제문
2023년 12월 13일 수요일
[음악 추천] 서태지와 아이들 3집 예찬
1994년에 발매되어 벌써 3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서태지와 아이들 <교실 이데아> 도입부만큼 세련된 것이 또 있을까?
이 곡의 도입부에서는 스크래치의 역할이 단순한 보조적인 효과음 이상으로 중요한데, 쓰래쉬한 헤비메탈 기타 사운드가 자칫 실제 속도에 비해서도 곡을 더 무겁고 둠하다고 느끼게 할수 있으며 리프 자체도 단순함에도, 여기에 턴테이블 스크래치가 적절하게 더해져서 무척이나 감각적이고 댄서블하게 느껴지는 듯.
특히 첫 보컬 '됐어~' 들어가기 직전의 5초 정도에 스크래치 들어간 질감이 너무 세련되어 있고, 100번 들어도 절대 질리지 않는다. 이 구체적인 질감은 라이브 공연 무대에는 잘 없고 원곡 음원 버전에만 있어서, 계속 원곡 음원을 찾아 듣게 된다.
랩댄스뮤직과 헤비메탈 기타리프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맥을 같이하는 전작의 타이틀곡 '하여가' (1993) 와 비교해 보자면, 곡의 전반적인 컨셉의 혁신성은 하여가가 더 뛰어난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 구성이나 디테일이 정리가 조금 덜 된 느낌이 드는 하여가에 비해서 세부적인 터치의 센스는 교실이데아가 들을수록 탁월한 듯.
가사 면에서도 하여가는 재밌는 부분들이 있지만 주제의식 자체는 비교적 평범한 데 비해, 교실 이데아는 교육문제에 대한 노골적인 (그러면서도 분노를 과격한 감정으로 표출하지는 않는) 비판이라는 점에서 당대에 충격적으로 다가왔을 것 같다.
생각해 보니 맨처음 드럼 필인 들어가기 전에도 짧은 비트박스(?) 같은 게 나오는데 이 부분부터 범상치 않은 곡임을 알 수 있다.
2023년 12월 6일 수요일
뮤지션 김민기에 대한 몇몇 이야기
어머니가 잊을만하면 얘기해 주시는 재미있는 일화인데, 옛날에 어느 자리에 갔는데 너무나 익숙하지만 누군지 생각이 안 나는 사람이 앉아 있더란다.
그래서 주저하던 끝에 혹시 저 아시지 않냐고, 누구셨더라 하고 물어봤는데 그분이 허허 웃으시더니 아마 무대에서 보셨을 거라고... 알고보니까 가수 김민기였다고 한다. 내 기억이 확실친 않은데, 아마 옷을 굉장히 멋있게 입었다고 하셨던 것 같다.
아마 유명인들은 이런 일화가 워낙 많을 것 같다. 혹시 TV에 나오는 분 아니냐는 질문은 물론이거니와, 그럴 거라고 생각 못한 나머지 질문하는 본인이 아는 사람 아니냐는 질문들까지 말이다.
사실 나도 몇 년 전에 우연히 본 어떤 분이 얼굴이 너무나 익숙한데 누군지 기억이 안나 나서, 어릴때 다니던 학원 선생님이셨나? 막 이랬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신태용 축구 감독이었던 적이 있다. 안 물어보길 다행이었다.
김민기는 아침이슬과 상록수를 비롯해서 감동적이고 벅찬 분위기의 곡도 많이 썼지만 그의 노래극 중에서는 위트가 담긴 풍자적 가사도 많은데 그 중 개인적으로 제일 인상깊고 재미있는 건 <공장의 불빛>의 한 수록곡에 나오는 다음의 가사다.
"사장님네 강아지는 감기 걸려서 포니 타고 병원까지 가신다는데 / 우리들은 타이밍 약 사다 먹고요 시다 신세 면할 날만 기다리누나"
실로 재치있으면서도 씁쓸한 가사가 아닐 수 없다.
2023년 12월 5일 화요일
다원예술 프로젝트 <다이빙 미러> 쇼케이스 '비전이 공간이 될 때' 홍보
2023년 다원예술창작지원사업 <다이빙 미러> 프로젝트에서 이번주 일요일에 쇼케이스를 합니다.
<다이빙 미러>는 영상매체 작업에 컴퓨터비전 기법을 도입한 다원예술 프로젝트로 저는 지난 10월 초부터 참여하였는데, 주말을 활용하여 2회의 디스커션, 그리고 1회의 내부 상영회(사전미팅)을 거쳐 '기술 미학'이라는 키워드로 쇼케이스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여기에 늦게 합류한 관계로 준비 기간이 짧기도 했거니와 AI 현업에도, 미학분야에도 내세울만한 전문성은 없다보니 훌륭한 분들 사이에 참여해도 될지 걱정을 많이 했는데, AI에 대한 약간의 수학적/물리학적 이해와 더불어, AI가 개입되는 새로운 예술형식에서 발생하는 매체미학적 쟁점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견해를 재미있게 봐 주셔서 그런 내용들에 대해 짧은 발표를 해 보고자 합니다.
행사에 대한 자세한 안내는 네오룩neolook에 업로드되어 있습니다 (클릭하여 네오룩neolook 링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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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상승욕구는 평등이 아닌 계급주의를 향해 있다
한국사회 구성원들이 대체로 상승욕구가 굉장히 강하며, 이것과 발맞추어서 실제적인 경제적/문화적 계급 고착화도 여지껏 비교적 덜하게 유지되어 왔다고 흔히 얘기한다.
이러한 특징이 개인과 국가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하고 발전할 거라는 믿음과 결합하여 '역동성'으로 작용하면서 (심지어 산업 및 경제뿐만 아니라 민주정치 발전에 있어서도)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기능을 해왔던 것 같다.
그런데 만약에 이런 상승욕구의 근원을 따져봤을때 그것이 평등지향적인 것이 아니고 오히려 정반대로 철저한 계급적 의식에서 기인하는 것이라면, 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