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24일 수요일

나의 주관적인 냉면사(史)

나는 원래 냉면을 그다지 안 좋아했다. 고기 먹을때 나오거나 분식집에서 배달 오는 그런 걸로 많이 접했는데, 한 두 젓가락 먹으면 더 못 먹어서 아까워서 안 시키는 느낌이었다. 아마 면이 잘 안 삼켜지고(특히 면이 퍼진 것일수록 더 그러던데 나만 그런가?), 새콤하고 쎈 맛을 별로 안 좋아해서 그런 듯하다.


그러다보니 평양냉면이라는 건 대체 뭐가 다른 건지도 자연스레 별 관심이 없었고. 그래서 친구가 평양냉면을 먹어 보라며 을밀대 강남점에 데려갔을 때 반신반의하며 갔는데 웬걸? 내가 아는 냉면과 다르게 심심허니 부담이 없고 너무너무 맛있는거다.

여담으로 을밀대 강남점은 일반 아파트 지하상가 같은 곳에 있어서 맛집치고 되게 신기하다 생각했는데 내부는 또 반전이었다. 그 덕에 여러모로 특이한 분위기였다. 여튼 그래서 그때부터 평양냉면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리고 본가 바로 앞에 있는 벽제갈비에 딸려 있어서 지나가며 종종 보던 봉피양도 그런 종류의 냉면을 파는 곳이라는 걸 알고는 종종 가기도 했고.

다만 관악구 쪽에는 괜찮은 곳이 없다 보니, 자주 먹는 음식은 아니다. 낙성대 살 적에 집 근처였던 벼락가우리 자리가 잠깐 평양냉면 집으로 변신하기도 했었는데, 맛은 그럭저럭이었지만 금세 또 다른 가게로 바뀌었다. 하굣길(관악구청 건너편)에 있는 메밀요리집에도 냉면이 있는데, 평가가 괜찮지만 난 개인적으로 그저 그랬던 기억이다.

기타 레슨받을 때 평가옥(강남교보 건너편, 버거킹 있는 그쪽)도 몇번 갔었는데, 꽤 괜찮았지만 시간 상 회식하는 직장인들로 늘 꽉 차서 혼밥러가 자리잡기 쉽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제일 유명한 탑티어 집들도 더 가보고 싶기도 한데 서울 쪽에선 딱히 더 안 가 봤다. 정작 평양에선 심심하지 않게 해서 먹는다고 해서 오리지널 논쟁(?)도 있던데, 뭐 여기서는 평양냉면이 그 심심한 그걸 일컫는걸로 정착했고 나는 그걸 좋아하는 거니까 별 생각은 없다.

그리고 그러다 보니 보통의 냉면에서도 평양냉면과 공유하는 특징들이 찾아져서 그걸 좋아하기 시작했고(...) 그래서 예전보다는 잘 먹게 된 편이다. 생각해보니 위에서 말하는 레슨을 신논현 쪽에서 안 받게 된 뒤로는 평냉을 먹은 적이 없는데 그게 벌써 1년이 넘었다. 한번 또 먹으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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