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세력이 한국 진보세력한테 그렇게들 인민민주주의라고 비난하고, 자유민주주의인지 인민민주주의인지 택하라는 식으로 말해 온 데에는 나름의 이유는 있는 듯하다. 그들과 그 친구들이 다 군사독재 속에서 나름의 대안을 수립하려는 운동을 해 봤던 분들이라... 그들이 얘기하는,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진보세력의 반감은 어느정도 실체는 있는 거고 다만 좀 철지난 정세관과 개념적 혼동에 근거한 것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반감과, 그에 대한 비판 모두 말이다.
좀 답답하더라. 자유민주주의는 우파적인 것이니까 반감은 드는데, 그 티를 내자니 엥 그러면 인민민주주의겠네, 공산주의네 하는 프레이밍은 계속 당하고... 그런 낙인에 애써 코웃음치는 사이에 또 하필 인민이라는 단어도 들어가 있으니 어느새 그 프레임은 우파 대중들에게 무척 강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고. 정신차려야 한다. 자유 너무 싫어하다가 그 단어를 (나아가, 적어도 인식상으론 그 가치지향까지 어느 정도는) 보수세력한테 뺏긴 게 현실이라고 본다. 수십년간 싸우면서 공헌한게 결국 자유민주주의를 일궈낸 거고 민주화 이후에도 실질적으로 자유 증진에 기여한 부분이 많은데 억울하지도 않나 싶다.
한편 요새 보다 젊은 쪽에서 나오는, 자유주의가 유해하다는 얘기는 출발점이 좀 다른 것 같다. 자유가 침해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그 자유를 달라고 외치는 것은 결국 다른 누군가의 자유 증진을 막는 효과가 있고, 잘못된 도식에 근거한 극우담론인 경우가 경험상 많다 보니 그걸 경계하는 것이다. 다만 기성 거대담론에서의 자유와도 밀접하게 연결이 돼서 위에서 말한 구도를 재생산하는 면이 있는 듯하다. 확실히 자유라는 가치가 드높이 이야기되는 시대는 아닌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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