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11일 금요일

길거리 포교자와의 일화와 전도거부카드 프로젝트 회고

학교다니다가 당혹스럽지만 은근히 기분좋던 순간이 하나 생각난다. 길거리 전도 타겟 돼서 같이 걸어내려가면서 얘기한적 있는데 그분들이 내이름을 알고 있고 '그 오용재씨가 말이 통하는분일줄 몰랐네요' 이러시는것... 아니 그럼 말이 통하지 내가 무슨 대사탄이냐고 ㅋㅋㅋ


암튼 전도거부카드 얘기 하면서, 처음 접근할때 본인들 단체 이름부터 먼저 밝혀도 거부감 훨씬 덜할거다, 종교가 싫어서보다는 캠퍼스 구성원간 신뢰의 문제다, 갑자기 잡아서 시간 오래 쓰게끔하는게 먼저 무례한거라 상대방도 무례하게 반응하는거다 이런식으로 그당시 열심히 하고있던 얘기 했다. 그분들이야 싫은소리 할수가 없는 입장이라 그랬겠지만서도, 맞는말같다고 나름 얘기 잘 끝남.


그러면서도 결국 다른 전도러들처럼 본인들이 어느 교단이라거나 이런건 끝까지 안밝혀서 아쉬웠음. 이정훈교수 얘기했던걸로 봐서 아마 트루스포럼 (혹은 다른 보수성향 교단?) 이었던것 같다.


그러고보니 17-18년도에 전도거부카드가 언론 보도 많이 된것도 우리가 먼저 홍보해서 그렇다기보단 그때 한국일보에서 전반적으로 궁금하다고 나한테 연락이 오셨는데 마침 전도거부카드 부활이 진행중이었어서 운좋게 그랬던걸로 기억하고...


우리때 이전인 13년도에 이미 선배들이 해서 언론 한번 탄것임에도, 보도가치가 있다고 판단해서인지 다시금 이곳저곳에 많이 보도되고 알려져서 신났었다. 물론 전도거부의 근거를 무신론 자체보다 세속주의, 공공성 이런걸로 바꾸자고 내가 밀었기 때문에 내 딴에는 실제로 좀 새로운 것이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대중적 인식이 변화하면서 적극적 회의주의의 역할이 점점 소박해지고, 세이프스페이스로서의 대학캠퍼스 개념이 본격 대두되던 그당시 시점에 나쁘지 않은 방향이었던듯.


그때쯤 총학 선본도 캠퍼스 공격적 포교 문제를 건드렸었는데 아마 직접 영향까진 아니더라도 우리가 여러차례 문제의식 던졌던걸 그쪽에서 인지는 하고 있지 않았을까 싶다. 개인적인 의의를 찾자면 팔자에 없는 언론응대 경험을 그때 열심히 쌓아봤고 기자분들도 알게됐고... 여하간 정신없지만 보람있게 지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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