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터넷 문화에서 시대를 풍미한 필수요소들인 야인시대의 심영과 로버트 할리의 쌀국수 뚝배기 광고는 (마치 영화 '테넷'처럼) 역재생을 통해 절묘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무슨 말인고 하니, 야인시대에서 심영이 외치는 '이게 무슨 소리야'를 역재생하면 'I want some 뚝배기'로 들리는 대사가 나온다는 것이다. 때때로 발견되는 이러한 우연적인 연관성은 합성물들의 멀티버스 속에서 무척 흥미로운 링크들을 만들며, 예정되어 있는 무한한 재조합을 더욱더 가속시키고 다채롭게끔 한다.
비가역적인 세계임에도 이처럼 필수요소가 시간 양방향에서 나타난다는 것은 그것들이 세계에 필연적으로 새겨져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우연성 속의 필연성', 언젠가 발견될 수밖에 없었던 운명적 필연성의 근거는 다름이 아니라 무작위에 가까운 신호들 속에서 기존에 합의된 필수요소와의 공통점을 발견하여 그것을 '떠 내는', 그럼으로써 필수요소들의 우주를 합리적으로 확장하는 합성 문화 향유자들의 심정능력일 테다.
필수요소들의 집합이 자기 스스로를 규칙삼아 스스로를 확장시키는 이러한 '합리적 확장'은 전통적인 예술적 창작행위에 비해 현대성의 본질과 한껏 맞닿아 있다. 마치 시공간 및 패리티 반전 변환에 의해 그 종류를 달리하는 기본 소립자들처럼, 합성물들의 멀티버스 속에서 필수요소들은 또다른 필수요소들로 그 종류만을 바꾸어 스스로를 드러내며 영원회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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