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레이스의 최후반은 내란 종식과 나라의 미래에 대한 정책토론은커녕, 이준석과 유시민의 여성 발언 논란 그리고 리박스쿨 늘봄학교 의혹이 장식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우리나라의 미래와 당면과제에 대해 길게 글을 써 보고 있었는데, 이 모습을 보고 그냥 올리지 않으려 한다.
리박스쿨 논란은 정말 심각한듯하다. 2012년 대선 직전의 악몽 같은 상황이 생각난다. 정확한 타임라인이나 관계는 많이 잊어버렸지만, 그때도 오륜교회 윤정훈 부목사의 십자군알바단이 덧글작업 한걸로 논란이 되다가, 국정원 직원 셀프감금과 겹치면서 국정원, 국방부, 경찰청의 대선개입으로 논란이 확대됐던 걸로 기억한다.
그걸 김용판 당시 서울경찰청장이 대선 3일 전에 성급하게 무혐의로 발표했으나 나중에 결국 다 사실로, 그것도 처음 의혹보다 훨씬 더 대대적으로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 홍역을 치러 놓고 ,박근혜 정부 때도 국정원과 청와대의 관변단체 동원을 통한 정치개입은 멈추지 않고 오히려 더 확대되었었다.
사람들이 잘 몰라서 그렇지, 일선 학교 방과후학교 같은 데에 단월드 등의 유사과학/사이비단체가 들어가서 자기네 사상 퍼뜨리고 이런 일들은 원래도 종종 있어온 일이기는 하다. 그래서 늘봄학교 자체가 이걸 위해 만든 정책이라고까지는 일단은 의심을 안 하려고 한다.
그러나 리박스쿨의 극우 역사교육이 늘봄학교에 실제로 침투해서 프로그램으로 운영이 된 것, 그 사람들이 정치 덧글작업에도 동원된 것, 그리고 그 리박스쿨을 주도하는 사람들이 윤석열정부에서 아주 핵심적인 인사들까지는 아니더라도 전현직으로 직함을 받았던 것까지는 분명히 사실로 보인다.
책임 소재 애매하게시리 분명히 정부여당 인사들이랑 연관이 없지는 않은 이런 반 관변단체(?)들이 나와서 선거와 정치에 개입하는 것은 2010년대부터 보수세력이 버리지 못하는 아주 안 좋은 습관이다. 선관위 디도스, 국정원 사이버사 대선개입, 어버이연합 태극기집회 국정원 지원 등등... 이번에도 MB, 박근혜 때처럼 배후에 정보기관이 있을지는 조심스럽긴 하나, 일단 가능성을 열어는 두고 합리적인 선에서 추적을 해야 할 테다.
전광훈과 손현보다 전국 곳곳에 운영하는 미인가 대안학교들뿐만 아니라, 이렇게 공교육 영역에 대놓고 침투하려는 것도 정말 잘 감시해서 막아야 할 것 같다. 전에도 썼듯이, 공동체가 갈수록 붕괴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어이없게도 제일 끈끈하고 제일 강한 공동체로 부상한 것이 다름이 아니라 극우교회이고, 이에 대응하기엔 사람들은 너무 무기력하거나 관심이 적다. 잘못하면 극우의 울타리 안에서 청소년 전사들이 양성되고 재생산되는 구조가 정착하면서 나라가 미국처럼 뒤틀린 복음화(?)가 되는건 순식간이라고 본다.
리박스쿨에서 극우개신교의 역할이 아직 확실하진 않으나, 김문수와 전광훈이 한창 행보를 함께하던 시절의 자료들을 보면 기독교가 꽤나 중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극우개신교이건 아니건, 정권 수뇌부가 정확히 인지했건 아니건, 이 사건 자체가 앞으로 한국사회에 극우세력이 일으킬 전방위적인 역사수정전쟁, 문화전쟁을 아주 선명하게 예고하고 있으므로, 당장 대선국면에서의 잘잘못은 물론이거니와 그 연원까지 끈질기게 파고들어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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