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미 예전부터 수 초 이상 핵융합 반응 유지에 성공하고 있다는 점은 그렇다 치고, 설령 '전력 생산에 실용화 가능할 만큼' 핵융합을 유지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선해한다고 해도, 저 말이 "위대한 자연의 섭리를 어찌 한낱 인간이 재현해 내겠느냐"는 자연신론적 예언과 과연 무엇이 다른가.
시민참여가 확대되는 것, 정치적 목적으로 비전문가에게 권력을 주는 것 등에 원칙적으로 찬성하며, 국민을 냉소하고 불신해 버리는 과도한 전문가주의를 경계한다. 그러나 이런 정도의 주장을 하는 사람에게 직접적인 정책 결정과 연관되는 권력이 주어진다면 전문가들이 참여 의지를 잃을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정치적 목적으로 상징성 있는 비전문가를 등용하는 것이, 그 사람과 얽히게 된 이해관계를 반영하거나 혹은 어떤 메시지로서 기능하는 면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그럴 경우에 상징성으로만 기능하면서 정책 추진의 중심을 잡아 주거나, 혹은 휘하에서 생산되는 정보를 바탕으로 성실하게 하거나 해야 할 텐데 이런 경우는 정말로 납득하기 힘들다.
심각한 악순환이다. 전문가들이 정치참여에 대해 잘못된 관념을 가진 문제도 있겠으나(그러다 보니 점점 코너에 몰리고, 결국 자유한국당과 함께하게 되어서 그 누구보다도 '정치적'인 집단처럼 되어 버린 것이다), 과연 그 탓만 할 수 있을까? 이공계 인력 풀을 확보하려는 정부의 의지 자체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 캡쳐 상단 때문에 양이원영 씨가 어느 새 아예 산업부로 가 계시고 산업부에서 이런 자료를 생산한 것으로 보아서 경악했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이 자료는 환경운동연합 처장으로서 산업부에 전달한 자료인 것 같지만, 그래도 여전히 경악의 정도에는 차이가 없다. 이 단체는 공론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정부 부처와의 채널도 확보하고 있고, 무엇보다 이 문서는 예산안 평가에 대한 의견서로서 정부에 실제로 제출한 의견서이다! 이 점을 고려하면 이 단체는 분명히 실제로 중요한 위치에서 권력(즉 공적 권위)을 가지고 있는 것이고, 위의 논지는 전혀 훼손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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