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진득한 취미가 없는 편이다.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들은 분명 있는데 그 애호하는 마음만 있고, 정작 구체적으로 즐길 줄 알고 자신있게 소개할 수 있는 것들은 예전부터 딱히 없는 거 같다. 내가 존경하는 분들 중 나랑 성격이 비슷하다고 느껴지는 분들이 몇 분 있는데, 그분들은 나와 달리 여러 취미영역에서도 상당히 조예가 깊으신거 같아서 더 멋있어 보이기도 하고.
그래도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것들은 있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그 중에서 뭘 어울리게 잘 할 수 있는지 스스로 알고 추구해 보는 것도 멋있는 거라 생각해서, 이런 것들 중 비교적 간편하면서도 꾸준히 할수 있는걸 찾아봐도 재밌을 거 같다. 이렇게 글로나마 써보면 그런걸 좀 생각해보는 계기라도 되겠지.
성향은 감각적인 쪽보다는 지적인 쪽에 명백히 가까운데, 쓰다보니 어째 해보고 싶은 것들 중엔 전자가 많은듯하다.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거부하고 잘 못하는 것에 선망을 갖는 셈인데(...) 이러니 일이건 취미건 인생이 비효율적으로 되지 싶다. 여하간 감각적인 부분에 대한 자신감을 좀 키워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 어릴 땐 책을 많이 읽었지만 고등학교 때부터는 책 읽는 취미는 못 붙였다. 애서가 애독가인 가족들과 내가 제일 다른 점 중 하나다. 주로 페북에서 페친 쌤들이 쓰신 책이나 소개하시는 책을 많이 접하는데 꽂혀서 사 놓은 것들도 여럿 있지만 제대로 읽지 못해서, 갖고있으면 공연히 든든한 오브젝트 정도로만 되어있고... 근데 책의 경우는 내용이 머리속에서 재인되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페이지가 좀 비정상적으로 안 넘어가는 거라 그 습관만 어떻게 해결을 하면 의외로 효율적인 취미가 될 듯.
- 좋지 않은 식재료는 판단을 잘하지만, 좋은 식재료들의 서로 다른 풍미는 충분히 즐기지 못하는 편이다. 오히려 그러다 보니 특이하고 확 오는 향들에 관심이 많다. 커피나 디저트에 첨가되는 시럽 같은 것들도, 요리에 들어가는 향료들도, 얼마나 좋은 것들인지는 모르겠지만 인터넷 등에서 나름 쉽게 구할 수가 있더라. 그런것들을 사서 써보면서, 주관적이면서도 공유 가능한 표현을 연습하는 작업도 나름의 재미가 될듯.
- 요즘의 밴드음악도 좋지만, 조금씩 잊혀져가는 옛날 밴드음악들에 추억보정 좀 더해서 애정을 가지고 있다. 노래방 자주 같이 갔던 지인들은 알거다. 명곡이고 당대에 분명히 유명했는데도 유튜브 조회수가 수천 회 정도밖에 안 되는 곡들을 보면 기억에의 의무감을 주제넘게 느끼기도 한다. 여튼 요즘 곡들보다 좀더 만화같고(?) 멜로디가 확실한 느낌의 2010년대 이전 곡들을 부족하게나마 재현해 봐도 의미있을 듯하다. 마침 맥북 살 때 로직도 딸려왔으니.
- 자타공인 몸동작이 자연스럽지 못한 편인데(지인들이 맨날 놀림 ㅠ 뇌피셜이지만 난 이게 사회성과 관련이 많다고 생각한다) 요새는 방송댄스에 관심이 많아서 유튜브에서 이것저것 찾아보고 있다. 위에 쓴 밴드음악과 비슷한 느낌으로 케이팝 중에도 색깔이 확실한 곡들을 꽤 좋아하는데, 취미 레슨같은걸 받으면서 그런 곡들을 익혀보면 어떨까 싶다. 좀 다른얘기지만 쓰다보니 생각난 건데 SMP 쪽을 밴드커버로 해보는것도 재밌을거같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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