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파 2nd mini album 《Girls》. 음원들은 어차피 따로 다운받아 들었으니 그렇다 치고 포토카드, 스티커, 포스터 등 CD 외의 구성품도 꽤 알차다. 디지팩은 커버까지 5종 중에 랜덤인데, 그냥 하나만 샀는데도 운좋게 제일 갖고싶던 버전이 왔다. 커다란 책자 형태의 KWANGYA ver.는 구성품이 랜덤.
먼저 인상적인 것은 테마에 충실한 아트웤들인데, 사실 그 덕분에 피지컬앨범까지 사게 되었다. 지난 20-30년간 대중음악의 시각적 요소로 이미 끊임없이 제시되어온 사이버/SF의 이미지들을 성실히 레퍼런스하며, 어느새 레트로해진 미래적 이미지들을 바탕으로 제뉴인한 퓨처리즘을 제시하는데까지 어느정도 다다르고있다고 보인다.
수록곡(디지털앨범 기준)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앨범명과 동명의 타이틀곡은 무난하고 단단하게 잘 만들어졌다는 정도의 느낌이고,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은 기타와 보컬 위주의 팝 곡인 'Life's Too Short'다. 케이팝 앨범에서 주로 간판으로 내건 신나는 댄스곡이 베스트로 꼽히고 어쿠스틱/팝 곡은 쉬어가는 느낌이게 마련인지라 나로서도 퍽 의외인데, 너무 딥하거나 늘어지지 않아 청량감있게 들을 수 있고 특히 감각적으로 쓰인 후렴구 보컬이 인상깊다. 말하자면 같은 기타 반주 곡임에도 'Forever (약속)'와는 달리 앨범의 비주얼 테마인 파란색/검은색과 잘 어울린다고 하겠다.
그리고 이번 앨범에도 수록된 'Black Mamba'는 예전에 싱글로 공개됐을 때부터 미묘하게 산만해서 아주 좋아하지는 않는 곡임에도 굉장히 귀에 붙고 기억에 잘 남는듯하다. 괜히 데뷔 첫 공개 곡으로 골랐던 게 아니구나 싶다. 'Lingo', 'ICU (쉬어가도 돼)' 등 다른 수록곡들도 나름 재미있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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