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dies and gentlemen, we have detected gravitational wave. We did it."
두 블랙홀의 충돌에서 나오는 중력파를 LIGO로 측정했다는 듯 하다.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질량에 의해 시공간이 왜곡되는데(그리고 그게 바로 중력인데), 블랙홀의 충돌로 시공간이 크게 왜곡되면 공간상에서의 '거리'가 달라질 거니까, 그 거리 변화를 간섭계로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측정된 것.
일반상대론은 수성의 근일점 이동 등을 이론적으로 잘 설명하면서 이미 받아들여지고 있었지만, 이번 중력파 발견이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맥스웰이 전자기학을 통합해서 모든 전자기 현상을 전기장, 자기장에 대한 4개의 식으로 집대성했을 때, 전자기장이 진동하면서 에너지를 전달하는 현상인 '전자기파'가 Hertz에 의해 실제로 검출됨으로써 전자기 '장'이라는 것이 단순 편의적 개념이 아니라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실체임을 밝힐 수 있었다.
이번 발견도 꽤나 비슷한 것 같다. 블랙홀이 충돌하면서 중력장이 심각하게 변화하는 게 '실제로' 시공간의 왜곡을 유발함을 증명한 것이므로, 즉 중력파 라는 게 물리적 실체이고 그건 다름아닌 시공간 자체의 요동임을 보인 것이므로.
아직 먼 얘기라고는 하지만 중력파를 이용한 망원경이 개발되면 아직 빛과 물질이 분리되지 않았던 시절(38만 년이던가?)의 초기 우주를 관측할 수 있다고 한다.
몇 년 전 힉스입자 관측부터 해서 20세기 물리학의 중요한 과제들이 조금씩 해결되고 있는 것 같다. 뭐 표준모형의 수정 필요성 제기, 상대론과 양자역학 통합 시도 등(이런 거 학부 수준에서라도 이해해 볼 기회는 없으려나...) 수많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고, 그런 과제들이 하나하나 해결되다 보면 패러다임 시프트가 언제 일어날지 모르고 해서, 이대로 물리학자들의 할 일이 없어지진 않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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