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뱅의 종교개혁에서 발생하고 아메리카 대륙으로 전이되어 미국 시민들의 정신적 근간을 이루게 된 청교도적 윤리관은 우리에게 '욕망을 통제하고 근면하게 노력하면 돈을 벌 수 있다'고 약속한다. 이 약속은 노동의 신성화와 연결되는데 이것은 노동을 통한 부의 축적을 존중하고 촉진하는 긍정적 면이 있지만, 과도한 신성화로 비판을 차단하고 인간 존재를 노동에 한정짓는 점에서 부정적 영향이 크다.
그런 면에서 이 약속은 소시민을 양산하는 허위적인 약속이자 지배계급의 논리가 된다. 결과적으로 이 약속은 우리 사회의 수면 아래에서 꿈틀대는 수많은 불확실하고 미확정적인 욕망들이 분출되지 못하도록 억압한다.
가상화폐 열풍을 계기로 유행하는 '가즈아'라는 말은, 저 위대하고 엄숙한 약속에 의해 은폐되고 있으나 실제로는 현대 세계 속 삶의 본질에 훨씬 가까운 모종의 '유희적인 불안함'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삶은 합리적인 보상체계라기보다는 약오르는 게임에 가까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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