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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25일 토요일

과학자를 참칭하는 사이비 구루들을 주의하자

  물리학자 Menas Kafatos는 대체의학자 Deepak Chopra와 함께, 정식 학자임에도 무언가에 경도되어서 우주와 인간을 조화시키려는 사이비 과학자가 된 대표적 서양 학자이다. 이들이 한국에서 활동하기 시작한 것은 이세민이 센터장으로 있는 '일우생명문화융합센터' 에서 초청하면서부터인 것으로 보이는데, 이세민은 세월호 사건 당일에 정윤회와 만나고 있었던 역술인으로 유명한 사람이다.

  서양인들이 동양사상에 관심 가지는 것 자체는 좋지만 그 중 꽤 많은 경우가 사이비집단을 통해서라는 것이 안타깝다(대표적으로 단월드). 이들은 단순히 유사과학을 전파해서, 혹은 오리엔탈리즘적이라서 막연하게 나쁜 것이 아니라, 유사과학을 활용하여 자기들만의 왕국을 짓고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자들과 협력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나쁘다. 이공학도에게 사회적 책임이 부과된다면 그 1순위는, Menas Kafatos와 같이 과학 지식을 통해 정신적 수양과 삶의 지침을 제공하겠다는 Guru와 같은 인물과는 되도록 엮이지 말고, 이들은 과학자이든 아니든 일단 의심부터 해야 한다는 것을 대중에게 설득하는 임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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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18일 토요일

합리성과 공감

'공감 능력'이라는 개념은 감정-이성 이분법 상에서 흔히 감정의 영역으로 분류되곤 하지만, 사실은 상호주관적 '이성'의 영역에서 설득력 있게 정초될 수 있다. 나는 늘 합리성의 두 거목으로 칸트와 하버마스를 지목한다. 감성과 이성(정확히는 오성)을 서로 대립시키지 않고 둘 모두를 인식판단에 이르기 위한 불가분한 요소라고 간주하여 성공적으로 통합한 칸트 인식론의 성과와, 칸트의 고독한 의무론적 윤리를 비판적으로 보완하는 하버마스의 상호주관적 윤리학의 성과를 함께 고려함으로써 공감 능력을 합리성의 영역에 통합하는 기획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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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15일 수요일

안희정 1심 선고 유감

  성폭력 상황의 애매성에 의한 고질적인 증명부족 문제가 얘기되는데, 아래의 대목을 보면 원인을 거기에만 귀속할 수는 없으며 성폭력에 대한 사법부의 인식 개선 역시 분명히 필요해 보인다. 피해자가 피해를 입은 즉시 기존의 업무상 관계를 피해자-가해자 관계로 스스로 전환이라도 해야 한다는 말인가? 위계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전환하기가 어려운 것 아닌가.

"김씨가 피해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안 전 지사에 대한 존경을 나타낸 점, 지난 2월 마지막 피해를 당할 당시 미투 운동을 상세히 인지한 상태였음에도 안 전 지사에게 그에 관해 언급하거나 자리를 벗어나는 등 회피와 저항을 하지 않은 점 등을 보면 안 전 지사가 위력을 행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재판부는 지적했다."
[ 안희정 '성폭력' 모두 무죄... "성적자유 침해 증명 부족" (종합) (2018.08.14)] )


(1) 애매하다는 특징을 갖는 성폭력 혐의를 합리적으로 입증하기 위한 신뢰로운 방법이 연구되어야 한다. 이건 연구를 필요로 하는 어려운 문제인데 지금은 피해자 개인의 입증 능력에 과도하게 맡겨져 있는 것 같다.

(2) 위의 애매성과 별도로 성범죄 처벌을 유달리 어렵게 만드는 추가적인 법률적, 현실적 요인들이 개선되어야 한다. 법의 여러 원칙들은 지켜져야 하지만, 법의 원칙에 어긋나거나 법률적인 틀로 담아낼 수 없으므로 처벌이 힘들 수밖에 없다는 태도'만을' 갖는 것은 지나치게 방어적이다.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법의 원칙을 수호하면서도 처벌의 장애요인을 제거하기 위한 입법적 노력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3) 성폭력에 대한 검경 및 사법부 구성원 개인의 인식이 개선되어야 한다. 물론 판결문만 보고 판사의 인식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앞서 공유한 기사에 나온 것 같은, 판결에서 엿보이는 인식상의 문제를 애써 무시하고 무한히 합리적인 가상의 사법부를 상정하는 것은 더 이상하지 않나. 이 문제가 개선된다면 (2)와 관련된 대중 설득도 좀 더 수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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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2일 목요일

유튜브의 이상한 분노 자극 영상들



  유튜브에서 '카톡'을 검색해 봤는데, 세계에 자랑할 만한 한국 고유의 대중예술 장르가 형성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진위 여부조차 불분명한, 시청자들의 분노 및 억울함을 자극할 만한 카톡 대화를 영상으로 만들어서 띄워 놓는 것이다. 그리고 그 분노의 대상에게 통쾌하게 복수해서 쩔쩔매게 하는 모습까지 보여준다.

  이런 영상들의 다수가 '김치녀', '맘충' 등을 표적으로 하고 있다. 그 외에도 각종 창의적인(?) 소재들이 많이 있으며, 남자친구의 데이트폭력, 집착 등을 소재로 한 영상들도 좀 있기는 하다. 조회수 100,000이 넘는 영상만 해도 엄청나게 많은데, 사람들이 유튜브에서 이런 걸 찾아 보면서 분노와 통쾌함을 재생산하고 현실 인식에까지 영향을 받는 이런 기이한 모습은 디지털 시대 대중예술의 디스토피아적 귀결 그 자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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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d on 2018.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