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시장 사건 관련해서 피해자에 대한 공격이 줄어들도록 여론을 건강하게 이끌어갈 수 있는 순간들이 분명히 있었는데, 서울시청 내부적으로도 그런 의사결정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민주당에서도 우왕좌왕하느라 피해자를 극심하게 공격하는 발언들을 제대로 제지하지 않았다.
당시에 추모분위기를 자제하는 건 인식을 드러내는 상징적인 것 따위를 넘어 피해자에 대한 공격을 줄이기 위해 매우 실질적으로 필요한 일이었는데, 정반대의 대응들이 많은 국민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박 전 시장을 옹호하는 쪽에서 반발이 극심하다 보니, 비판하는 쪽에서마저 '많은 업적이 있는 걸 모르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단서조항을 붙여 가면서 하게 되는 어떤 분위기가 있었다. 지금 보니 그렇게 조심스레 말해도 어차피 듣지 않았을 사람들이다.
저번에도 말했지만 고위공무원 중에는 오직 정책을 집행하는 관료집단이라기보다는 정치인으로서의 시장을 보좌하는 성격의 직위도 분명히 많은 것으로 안다. 그러다 보니 민주당 시정이 연장됐다면 오늘 발표된 것과 같은, 당시 책임자들에 대한 전격적인 인사조치는 이뤄지기 어려웠을 거라 생각한다. (이런 걸 생각하니, 공당으로서 후보 내는 게 더 책임있는 것이었다는 내 견해도 상당 부분 수정하게 될 수 있겠다. 쇄신을 한다는 전제 하에 후보 내는 게 맞다는 거였는데, 당과 후보가 이런저런 걸 한다 해도 결국 시장 선거에서 중요한 건 시정이고, 그 쇄신이란 게 기존 시정의 연장선 상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듯)
여하간 신임 시장이 각별한 관심을 가졌는지 상당히 괜찮은 메시지가 나왔는데 그리 놀랄 건 없다고 본다. 칭찬하면서도 '인정하긴 싫지만, 국민의힘 소속 시장이지만 이건 잘썼다'는 식으로 굳이 헛기침을 하는 경우도 있던데 현 시점에서는 그것마저도 다소 오만하게 들리기도 한다. 개인들의 정치적 견해와 별개로, 현재 여론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도덕적 우위를 기본적으로 깔고 갈 어떠한 이유도, 당위도 없다는 걸 직시해야 한다. 어쨌거나 실천으로 평가하는 것 아니겠나. 하여튼 이 메시지대로 실제로 잘 한다면 깔끔하게 청산하고 분위기 전환할 수 있으니 차라리 잘된일이고, 피해자의 원활한 업무복귀가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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