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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25일 일요일

대상의 속성 및 반(反)속성 지칭에서의 모호함

어떤 대상의 속성 및 반(反)속성을 표현하는 문장에서 종종 존재하는 모호함이 있다. 이에 대해 평소에 막연하게 모호함을 느꼈으나 그것을 오래 붙잡고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최근에 생각이 정리되어 기록해둔다.


이를테면 '식들의 논리적 성격'이라는 명사구를 보자. 이 표현은 다음의 두 가지로 해석이 가능하다.

(1) 식들이라는 대상이 갖는, 비논리적이지 않고 논리적이라는 특징

(2) 식들은 기본적으로 논리적인데, 논리라는 체계 속에서 각 식들의 구체적인 기능이 무엇인지 (전제인지 조건인지 명제인지 등등)


해당 표현이 둘 중 무엇을 의미하는지가 명확하지 않고, 일단은 (1)과 (2) 모두를 의미할 수 있는 것 같다. 만약에 어법 규칙상 한쪽만 맞는 것이라 하더라도 실제로 사람들이 꽤 많이 혼용해서 쓰는 것 같고, 그러면 맥락에 따라 이해할 수밖에 없는게 아닌가 싶다.


음성 언어에서는 말의 강조점을 어디에 두는지에 따라 구분이 가능한 것 같기도 한데... 글로만 써 있을 때에 이 모호함을 해소하려면 아예 문장을 통째로 풀어헤쳐서 다시 쓸 수밖에 없어서 답답한 경우가 꽤 있었다.

조금 더 쉬운 예시로는 '계획의 군사적 성격'도 있다. 이 역시 다음의 두 가지 의미로 해석이 된다.

(1) 비군사적인 계획이 아니고, 군사에 초점을 둔 계획이라는 특징
    : 음성언어로는 주로 계획의 '군사적' 성격이라고 강조해서 말하는 듯.

(2) 기본적으로 군사적인 계획이 맞는데, 그 중에서 구체적으로 어떠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지를 말하고 싶음
    : 음성언어로는 주로 계획의 군사적 '성격'이라고 강조해서 말하는 듯.

사실 맥락에 따라 어느정도 구분이 가능하기 때문에 아주 중요한 이슈는 아닐수도 있으나.. 어려운 문헌, 그리고 처음 보는 분야의 문헌 (따라서 대상과 속성의 관계에 대해 독자의 지식이 불명확할 경우) 을 볼 때는 이런 점이 실질적인 혼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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