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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12일 화요일

20대 총선을 앞두고: 투표행위의 의미에 관한 생각

  투표의 일차적인 목적은 내가 지지하는 후보자를 당선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선거의 결과는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거나, 안 되거나로 이분법적이며, 후자가 유력할 경우엔 어차피 유권자 본인이 지지하는 후보는 당선이 안 될 텐데 뭐하러 투표를 하느냐는 무력감에 빠지기 쉽다. 심지어, 소위 정치판 자체에 대해 잘 모르는 유권자의 경우는 누구를 뽑아야 할지 모르거나, 결국 다 똑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투표 의지를 잃기가 더 쉽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투표 행위의 가치는 단순히 '내 후보가 당선되느냐 마느냐'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선거가 끝나면 다음날 뉴스에 나오는 것 중에 하나가 '투표율'이다. 정확한 숫자와, 퍼센티지와 함께 지역별, 연령별 투표율이 쭉 나온다. 이 투표율엔 내 한 표가 명확히, 눈에 보이는 기여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정치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그 투표율이다. 20대 투표율이 높다면 정치인들은 이 전 4년보다 이 다음 4년 동안 20대의 목소리에 더 많이 집중해 줄 거라는 것이다.

  투표권 행사, 참정권 행사의 의미를 이런 관점에서 보면 조금 달리 보일 수도 있지 않나 싶다. 내 투표는 아주 미약하나마, 진짜로 세상을 바꾸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는 국민들의 정치 참여 의지가 높을 때만이 잘 작동할 수 있다. 그런데 국민들의 투표의지를 결정하는 것은 바로 정치인들이다. 거시적으로는 정치인들이 발의한 정책들에 의해 국민들의 삶에 활력과 여유가 생겨 투표하러 가는 것이 가능하고, 미시적으로는 정치인들의 디테일한 면모들을 보고 이에 열광하여 투표하러 가는 것이 가능하다.

  그런데 만약 정치인들의 행태가 바람직하지 못하여 국민들이 정치 참여 의지를 잃는다면,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지반은 약해질 수밖에 없고, 정치인들의 행태는 더욱 악화될 것이다. 악순환이다. 나는 이런 악순환을 깨고, 국민들 스스로가 만들어낸 자생적인 힘에 의해 활발한 정치 참여가 이루어져 정치인들을 좀 놀래키는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는 낭만주의적인 믿음을 잃지 않고 싶다.

  효과적인 투표 참여 독려를 위한 참신한 설득 전략들이 필요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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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d on 2018.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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