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그저 자기 기분의 만족을 위해 다른 사람의 정체성을 가볍게 소비하는 일은 꽤 흔하지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성적 소수자성, 드문 출신 배경, 특정 정신질환 병력 등에 대한 왜곡된 판타지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겉보기에 호의적인 모습을 하고 있더라도, 이것은 차별주의의 또다른 얼굴일 수 있다. 이러한 '정체성 판타지'와 관련해서 개인의 책임을 규명하는 데에는 다소 난점이 있으나 적어도 미디어와 사회에 대해서는 명백히 비판이 가능해 보인다.
좀 더 넓혀 보자면 학력, 소속, 전공, 직종 등에 대해서도 이런 일이 많은데, 대면한 상대방에 대한 인간적 존중이 결여된 채 그의 정체성(과 연관되어 발생한 편견)만을 가볍게 소비한다면, 위 문단과 비슷한 이유로 상황에 따라 그를 불쾌하게 할 수 있다.
이런 부류 중 최악인 것은, 권력 차에 의한 억압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이러한 정체성 판타지가 작동하는 경우이다. 수많은 예가 있지만 가장 중대한 예 중 하나는 젠더권력일 것이다. 신체를 다루는 직종들에 대한 유서깊은(...) 성적 대상화도 이러한 맥락에서 조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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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d on 2018.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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