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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13일 목요일

시흥캠퍼스 본부점거를 보며

  시흥캠퍼스 추진은 다방면에서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중요한 사안이다. 그런데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말과 달리 본부가 갑작스럽게 실시협약을 체결하는 등의 기만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흥캠퍼스 사안은 학생사회에서 긴급하게 다루어졌다. 10월 10일 학생총회는 의결권자의 1/10을 수백 명 상회한 수가 출석함으로써 성사되었고, 그 자리에서 현재와 같은 시흥캠퍼스 추진에 대한 전면 반대와 본부 점거가 의결되어 현재 많은 학우들이 밤을 새어 가며 본부를 지키고 있다.

  그런데, 학대위(시흥캠퍼스 전면 철회를 위한 학생대책위원회)를 기초로 중앙총회기획단이 구성되어 시흥캠퍼스 관련 업무가 총학생회로부터 상당수 위임된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중립성 문제를 제기한다. 시흥캠퍼스 사안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을 최종적으로 수렴하는 최대 의결기구인 학생총회를 기획하는 주체가 시흥캠퍼스 전면 철회라는 특정 주장을 해 오던 단체라면, 그 주장에 대해 반대하던 학우들의 목소리가 학생총회에 반영되기에 어려운 환경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 9월 22일 공과대학 학생 대표자 회의에서 이러한 문제를 제기했고, 총학생회 측에서 이를 수용하여 홍보 문구를 보다 중립적으로 수정하는 등의 변화를 보인 바 있다. 그 이후에도 주변의 학우들으로부터 중립성 문제와 관련된 의견을 수 건 이상 접할 수 있었다. 조심스럽지만 이러한 의견들에도 공감한다. 학대위를 기초로 구성된 중앙총회기획단에 업무가 위임된 것에 대해 학우들에게 충분한 설명이 부재하는 측면이 분명히 존재한다. 불필요한 학내 갈등이 증폭되어 비판자들에게 조소를 사거나, 행동의 정당성에 대해 나중에라도 의문이 제기되는 일을 막기 위하여, 추후에 있을 학내의 또다른 중대한 사항의 의결에 있어서는 이러한 문제제기를 반드시 참고할 필요가 있다.

  물론 중립성에 대한 각종 우려에도 불구하고 학생총회에서는 시흥캠퍼스 찬성 의견 역시 제시되었고, 매우 당연하게도 그러한 찬성 의견들 역시 직접민주주의 현장에서의 당당한 의견의 하나로 받아들여졌다. 학생총회에서의 직접민주주의적 의결 절차는 원활하게 진행되었고, 학우들은 현재와 같은 시흥캠퍼스 계획의 전면 철회 요구라는 총의를 의결하고, 이것을 본부에 요구하기 위한 본부점거라는 수단을 의결하여 추위와 각종 불편, 징계 위험 등에도 불구하고 수행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점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응원한다. 시흥캠퍼스 문제에 학생들의 목소리가 단순 형식상을 넘어서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보장받기 위한 학우들의 행동을 지지하며, 실제로 본부가 그것을 보장하는 긍정적인 결과를 산출하고 마무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침에는 초콜릿 봉지라도 사 들고 본부에서 밤을 샌 학우들을 방문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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