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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6일 금요일

만물상 예찬


금강산에는 만물상이라고 이름붙여진 일군의 봉우리가 있다고 한다.

높이 솟은 복잡다단한 기암괴석들이 마치 세상의 만물을 다 모아 놓은 것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인데, 곱씹어 볼수록 무척 마음에 드는 작명이다.

세상의 모든 것이 조각되어 있는 바위산이 존재한다는 상상은 그 풍광의 장엄함을 보면서 느껴지는 숭고감을 설명하기 위한 표현인 동시에, 그 자체로 무척 매력적인 동양적 숭고함의 원천이기도 하다.

이걸 조금 비틀면 보르헤스적인 발상이 연상되기도 하며, 또 다르게 비틀면 다소 뜬금없긴 하지만 이토 준지(!)스러운 기묘한 상상력과도 통하는 점이 있는 것 같다.

여러모로 풍광에 대한 즉물적 감탄 그 이상의 많은 영감을 주는, 절경에 걸맞는 멋진 찬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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