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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5일 목요일

특권적 스펙잔치를 막으려면: 기재 제한이 아닌 대학본부의 검증역량 확충으로

특권적 스펙잔치를 막으려면: 기재 제한이 아닌 대학본부의 검증역량 확충으로

(2022.05.05, Facebook 게시물 링크)

- 스펙 기재에 대한 끊임없는 제한은 오히려 편법을 조장하고 정보격차를 강화한다

- 대학 측과 소관 정부부처에서 입학본부의 검증 역량을 적극적으로 확충해야 한다


한동훈 법무장관 후보의 자녀가 고교생 신분으로 약탈적 학술지에 수 편의 논문을 게재한 것이 논란이다.


심사 엄격한 곳도 아니고 사실상 약탈적 저널 같은 데에 논문 여러개 실었다고 해서 한국이든 미국이든 대학입시에 그게 어필이 되기는 하는 것인가 싶어서 의문이다. 어필이 되면 그 대학들이 더 문제가 있는거 아닌가 싶다. 만약에 컨설턴트라는 사람이 있는거면 구색 갖추고 한몫 더 땡기려고 쓸데없는거 시킨거 같기도 하고... 암튼 입시 및 관련 사교육 프로세스를 모르니 자세히 말을 얹기가 어렵다.


지난 정권에서는 조국뿐만 아니라 다른 부서 장관 후보도 자녀가 출판한 책에 개인적 인연으로 무려 인도 대통령의 추천사를 받아서 대입에 활용하질 않나... 새로 들어설 정권의 장관 후보들 중에서도 몇 주째 보도되듯이, 말해봤자 입만 아플 정도로 자녀 입시 편법과 각종 부모찬스가 한 두. 건이 아니다.


정호영은 사퇴해야 한다고 보고 (사실 사퇴를 넘어 수사받아야 할 정도같은데... 암튼 국민의힘 일각에서도 사퇴압박 기류가 있는듯한데 당선인쪽에서는 아직인듯), 한동훈은 자녀가 아직 대입에 활용하지 않은데다 윤 당선인 입장에서 워낙 힘준 인사였을거라 사퇴같은 걸로까지 이어지진 않을거같다.


하여간 이 나라에서 고위인사들이 대학입시를 계급재생산 과정으로 인지하고 편법적인 방식으로 잔치 벌인것은 내가 분명히 알겠다. 수시스러운 것들이 건전한 방식으로 확대돼서 양질의 고등교육 기회 확대에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실상이 그런 식이었으면 결국 수시제도를 어떻게 신뢰하겠나...


편법의 철폐에 더해서, 편법 및 부모찬스가 아니라 철저히 정당한 제도의 외양을 하고 있는 것들 중에서도 알고보면 정보와 기회의 격차가 무비판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부문들이 꽤 많을테고 그런 것들도 앞으로 반성되고 완화되어야 하겠다.


나같은경우는 스스로는 억지스펙 없이 흥미본위, 자기주도적으로 했다고 믿지만 부담스럽게 무리하게 안해도 어느정도 자신 있어서 그런거고... 먼 발치에서 보면 그런 정보격차 구조에서 수혜를 입는 쪽의 말단 정도에는 위치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데도 요즘 보도되는 스카이캐슬 급의 딴세상 얘기를 보면 정작 진짜로 반성 많이 해야할 사람들이 안하는구나 라는 꼬인 생각이 드는게 사실이다.


정치권과 소관 행정부서에서도 해결 도모해야하는 이슈겠지만 결국 스캠성 스펙과 부모찬스로 만들어진 스펙을 서류와 면접에서 못/안 걸러내는 대학 입학본부들의 역량문제도 있다. 이런식이면 편법적으로 안한 사람만 바보 되고 못한사람만 억울해지는거 아닌가. 


지금까지는 스펙관련 불균등 논란 생길때마다 앞으로는 반영 안할테니 쓸데없는거 하지말라 라고 계속 줄여나간걸로 알고있다. 조국사태뿐만 아니라 이미 훨씬 예전에 올림피아드 반영 안한다 할때부터 그런식이었다.


의미값이 떨어지는 단어긴 하지만 전형적인 관료적(?) 대책인듯하다. 그렇게 할수록 오히려 어떻게 해야 입시에 반영되는 스펙을 만들수 있는지 관해서 정보격차가 더 커지고, 더 괴이쩍은 입시전략이 난립할것이다. 이건 사교육뿐만 아니라 사립학교 심지어 공립학교 같은 퍼블릭섹터에서도 적극적으로 하고있는 일이라고 알고있다. 사교육은 속성상 어쩔수 없는 면이 있으니 후술하듯이 간접적으로 유도해야 하고 후자가 오히려 더 문제다.


스펙 기재 자체는 비교적 넓게 인정하되 지원자 개개인에 대한 구체적이고 빡센 서류검토와 면접을 해서 스캠과 부모찬스를 걸러낼수 있는 대학교의 역량이 더 강조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미국대학이야 우리가 어떻게 할수 있는게 아니고... 한국 대학의 경우는 정석적인게 통하고 편법은 통하지 않는다는 확실한 메시지와 사례를 축적시켜서 그게 사교육계에도 정설로 통하도록 만들어둬야 한다. 유능한 교직원들이 충분히 채용되어 충분한 시간을 쓸수 있도록 대학이랑 소관 행정부처에서도 신경을 많이 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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