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전 법무장관이 11/8(화)에 자연대에 강연 오는데 나는 하필 그때 출장이라 못 갈 듯하다. 강연 주제는 '과학기술시대의 기후위기와 지구 패러다임'으로 강금실 장관의 오랜 관심사이다. 그런데 이 분은 한국정치에서 하나의 커다란 상징성을 가진 파격적 인사였던데다 민주당 원로로서의 활동이 있는 분이다보니, 그쪽 정치권에서 과학기술 및 기후위기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환경 의제의 현실적 담지자들이 어떤 세력으로 구성돼 있는지까지 기대섞인 비판적 관점으로 들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인 듯하다.
젊은 이공학도들 중에 환경 의제와 기후위기 걱정 자체에는 진심으로 공감하면서도 지구의 총체성, 연결성을 강조하는 '세계관'으로서의 생태주의에 대해서는 히피적인 대안담론이라며 냉소하는 경우가 꽤 많은 듯하다. 나도 사실 단편적인 인상으로는 그렇게 느껴지는 편이기도 한데... 다만 그쪽 담론에도 다양한 분파가 있을 것인데 (사회주의 기반일지, 종교 기반일지, 철학 기반일지 등등) 나 같은 경우는 그런 담론지형 자체를 잘 읽어낼 줄 모르는지라 그냥 가만히 있는 편이다. 대신 나한테 비교적 잘 읽히는 종류의 글들부터 읽으면서, 어떻게 해야 의견을 효과적으로 모아서 거시적인 흐름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지 상상해 보는 편. 그리고 강금실 장관이 공부한 생태주의가 한국의 생태담론에서 어떤 지위에 있는 것인지도 사실 전혀 모르기도 하고...
그래서 이런 강연이 전직 정치인의 개인적 컨텐츠 홍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부문에서 기후위기에 관심있는 이들에게 일종의 링크가 되어 줬으면 하는 생각이다. 기후위기는 현재 우리가 당면한 매우 현실적인 위협이고, '실제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문/이과 가리지 않고 어떻게든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어떤 의견들이 어떤 담론지형으로 존재하는지 그 전모를 이해하고 있어야 그것들을 효과적으로 모을 수 있을 테니까.
암튼 나 출장 가는 건 우리 분야 교수님들이 강의 느낌으로 발표해 주시는 학술행사인데, 통상적인 상황이라면 일주일 중 하루 정도를 버리고 강금실 장관 강연 들으러 갈지 고민을 했겠지만... 어쨌든 선발 절차를 거친 스쿨인데다 (실제로 선발에 경쟁은 딱히 없었던 것 같기는 함) 내용도 매우 재밌어 보이기도 하고, 병무청에 통보되는 출장이다 보니 애초에 함부로 빠지고 강연 들으러 올 수가 없다. 나랑 비슷한 관점 가진 사람이 있으면 대신 들어주고 내용 알려줬으면 좋겠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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