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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13일 수요일

웨딩업계 소비자 권익 강화 정책을 환영한다

내년부터 '스드메' 가격 공개 의무화...웨딩업계 횡포 막는다

입력 
 
수정2024.03.13. 오후 2:33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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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산업 관련해서 재미난 소식이 기사로 나왔다.


웨딩산업은 고객들이 이왕 하는 거 불쾌한 요구를 받더라도 얼굴 찌푸릴 일을 되도록 안 만들어야 액운이 안 붙고(?)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있는 데다가, 기본적으로 한 번 하면 끝이니까 (물론 아닐수도 있지만) 지속적 고객 관리가 불필요하다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그러다 보니 폭리나 각종 암묵적인 추가금, 혹은 금전 외적으로 정성을 들인 선물 등을 관행적으로 요구하는 것, 그리고 여러가지 가능한 옵션들 (대표적으로 드레스 사진 등) 과 그 가격 등을 웹에 공개하지 못하게 해서 정보를 통제하는 것, 이미 다 찍은 사진들인데도 최종 선택본 외에 다른 것도 받아 보려면 추가금을 내야 하는 것 등등, 국민 일반이 한번쯤 거쳐가는 산업치고는 굉장히 불투명하고 문제가 많다.

물론 수완을 발휘해서 크게 횡포를 당하지 않고 깔끔하게 잘 처리한 멋있는 커플도 많은데, 얘기를 들어 보니 아무리 본인들이 실속있게 잘하려 해도 예상못한 일이 생기는 등 쉽지가 않다.


이런 것이 요새 사람들이 결혼 꺼리거나 미루는 이유, 혹은 결혼 하기로 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그것을 피곤하고 힘들다고 느끼는 이유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한 10%는 차지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나는 소비자 조합(?) 같은 걸 만들어서 대응해야 된다고 생각해 왔고 이에 관해 자세히 포스팅도 해보았던 바 있다 (블로그에서 해당 포스팅 보기: 링크). 장례식 같은 경우는 상조회사가 보편화되면서 실제로 그런 문제들이 꽤 많이 해결되었다고 듣기도 했다.


그런 면에서 이번에 위와 같이 기사로 나온 방안은 상당히 괜찮은 것 같고, 결혼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피부에 와닿는 변화를 줄 수 있는 것 같다.

다만 이전 포스팅에서도 지적했듯이 이러한 제도가 일단 실효성있게 작동을 해야 하고, 여러 업종의 사람들이 차례차례, 혹은 동시에 관여되는, 그리고 고객들이 취향에 따라 표준화되어있 지 않은 특별한 요구를 해 올 수도 있는 웨딩 특유의 복잡한 비즈니스 파이프라인을 고려해서, 과도한 불편이 야기되지 않게끔 실정에 맞게 진행해야 할 것이다.


"결혼은 사치재다" 라는 말은 물론 결혼식 하나만 놓고 얘기하는 건 아닐 것이고, 내집마련 등도 포함하는 얘기라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이 말이 정설처럼 통하고, 심지어 딱히 잘못된 것도 아닌 것 같은 작금의 세태는 참 안타깝다. 결혼에 대한 이러한 부담감이, 결혼의 가장 상징적인 장면인 결혼식에서도 고스란히 농도짙게 드러나고 있다.

물론 청년들이 조금씩 희생하고 양보할 생각, 돈 쓸 땐 써 가면서 살겠다는 생각을 점점 안 하고 금전적 손익만을 따진다는 일각의 지적도 있다. 하지만 설령 그런 태도가 유의미하게 실재한다고 하더라도, 기층문화가 아닌 규범문화를 먼저 혁신하고 생애주기별 금전 부담을 줄여서 간접적으로 바꾸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기도 하다. 지금의 극도로 낮은 혼인율과 출생률은 미래에 나타날 사회상의 원인이기 이전에, 지금까지의 사회상이 만들어낸 결과 아니겠나.

충분한 정보와 자율적 판단에 따른 여러 선택지를 충분히 보장하면서도, 혼인 부담을 낮추고 결혼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서 무엇이라도 해야 하는, 벼랑 끝과 같은 시기이다. 이러한 시기에 국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이런 것들을 사소한 부분이라도 하나씩 고민해 나가면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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