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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2일 화요일

'좋은 경험'이라고? 우리의 일상적 고통을 소비하지 말라

  심신의 고통이나 경제적 어려움 등에 대해 지나치게 감상적으로 접근하는 것, '고통받는 느낌'에 중독되어 있는 것을 싫어한다. 가난한 동네가 추억을 불러일으킨다며 관광지처럼 돌아다니거나, 정신질환에 대해 로망을 갖고(?) 현학적으로 접근하는 것 등이 그 예이다. 사람들에 대한 인간적 존중이 결여된 채 그들이 일상에서 겪는 어려움을 유형화하여 특별한 것인 양 일방적으로 소비하는 행태는 분노와 모멸감을 부르기 충분하다.

  비슷한 이유로, 힘든 생활도 한번쯤 겪어 보는 게 좋다면서 사서 고생하기를 종용하는 세태 역시 싫어한다. 자신의 실제 삶을 그 바깥에 두고 있는 자만이 일회적인 체험으로서의 고생을 공적으로 권유한다. 어쩐지 대학생들 사이에서 이런 현상은 갈수록 더 많아지는 것 같다. 대학생의 사회적 지위가 예전같지 않게 되면서 학술이나 사회참여 등을 가능하게 하는 공동체가 붕괴하고 실제로 대학생들이 모여서 이뤄낼 수 있는 일이 많이 줄어든 상황에서 그놈의 "좋은 경험"을 추구하다 보니 이렇게 된 게 아닐까 한다.

  누군가에게 이것들은 한낱 현학적 유희거리이거나, 동정의 대상이거나 혹은 인생에서 한 번쯤 해 보면 좋은 경험 정도일 것이나, 더 많은 사람들에게 그것은 매일 아침마다 맞이하는, 구체적인 해결을 필요로 하는 현실적인 문제이다.

[ 달동네가 포토존? 그곳 주민은 입을 닫았다 (2015.08.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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