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게시물 목록

2018년 2월 18일 일요일

한계를 지속적으로 극복하기: 올림픽 기록경기를 보며

  올림픽 기록경기를 볼 때마다 신기한 건 전 세계 각국의 아웃라이어들이 모여서 시합하는데 마치 어떤 상한선이 있는 것처럼 서로의 기록이 단 1초의 차이도 안 날 만큼 다들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준결승과 결승을 비교하면 문외한인 내가 봐도 전반적으로 기량 차이가 난다. 그리고 십수 년 전과 지금을 비교하면 그 상한선이 점점 올라가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걸 보면 천부적인 재능과 무수한 노력으로 탄생한 최상위 기량의 선수들은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사람들이라기보다는, 인간의 물리적 한계 끝에 서서 그 한계를 함께 넓혀가는 사람들인 것 같다.

  결국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고득점을 위한 체계적인 방법론이 확립될수록, 혜성처럼 등장해서 독보적으로 잘 하는 낭만주의적 천재가 출현할 가능성은 점차 낮아지게 된다. 우리는 그러한 낭만주의를 지극히 '인간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곤 하는데, 혹시 그것은 인간이 아직 한계점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의 얘기에 불과하고, 실제로 인간이 한계를 꾸준히 극복하도록 해 주는 것은 오히려 체계적인 방법론에 근거한 '인간미 없는' 노력과, 그 방법론을 서로서로 배우며 협력적으로 경쟁하는 태도인 것은 아닐까.

_______________


archived on 2018.12.31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