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및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공작을 통한 대선개입은 내가 정치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계기이자 현재까지도 가장 심각하게 여기는 문제 중에 하나이다. 2012년 대선 당시 김용판 경찰청장은, 국정원의 댓글작업 혐의가 분명히 포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전격적으로 은폐하고 '무혐의' 기자회견을 무려 "대선 3일 전에" 직접 진행하여 대선에 영향을 미친 바 있다(경찰 관계자들이 혐의를 포착했으나 은폐하겠다는 것을 명시적으로 언급하는 영상이 존재한다). 사실상 박근혜 당선의 일등공신인 김용판은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에 공천을 신청했으나 탈락하고 부정경선 의혹을 제기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박근혜는 당선 이후 2013년 내내 국정원과 사이버사에 의한 부정선거 의혹에 시달렸고, 대중의 관심도가 시간에 따라 점차 감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전모는 차차 밝혀져 갔다. 윤석열 검사가 황교안과 검찰조직으로부터 체포된 국정원 직원들을 돌려보내라는 등의 외압을 받아 정상적인 수사 진행이 어려웠다는 것을 법사위 국감에서 폭로한 것도 이때의 일이다. 한편, 국정원과 사이버사령부에서는 대선개입을 위한 댓글공작뿐 아니라, 이명박 정부를 홍보하고 좌파를 비난하기 위한 정치적 선전물이 국민들의 사상적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대내 심리전이라는 차원에서 다수 제작 배포되었다는 것도 밝혀진 바 있다.
그리고 오늘은 정보기관, 군부대 뿐만이 아닌 김용판의 경찰조직까지 이러한 댓글공작을 적극적으로 (그것도 독보적인 규모로) 진행했음이 드러났다. 진작에 밝혀졌어야 할 일들이 그동안 박근혜 정부에 의해 은폐되다가 늦게나마 서서히 드러나는 데에 안도감을 느끼지만, 지속적인 진상조사를 통해 사건의 전체상이 확실하게 드러나서 역사에 기록될 수 있도록 촉각을 곤두세울 필요가 있다.
[ 기사출처: "경찰 댓글 공작 '압도적 1위' 였네" (2018.03.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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