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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월 1일 화요일

과학철학과 현장 과학은 대립하는가?

  과학철학에서 과학지식의 인식론적 정당화를 추구하는 시도가, 현장 과학자들이 합의하고 있는 내용을 근본없이 의심하는 유사과학적(?) 행동으로 간주되어 좋은 소리를 못 듣는 경우가 꽤 있다. 이 카톡 내용은 과학철학과 과학 현장의 그런 갈등의 가능성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나도 나름 예비 과학도로서, 이런 질문에 대한 반감은 분명히 이해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과학자들 입장에서는 피아식별이 어려울 만한 것이, 이런 질문은 주로 과학 지식의 지위를 좀 더 엄밀하게 세우기 위해 이뤄지는 것일 테지만, 과학지식도 틀릴 수 있다고 세련되지 못한 회의론을 펼치면서 창조과학적 믿음이나 유사과학을 정당화하는 물귀신 작전에서도 이 질문과 외견상 동일한 질문이 이뤄지곤 하며, 과학자들은 후자를 아주 싫어하기 때문이다.

  과학도들과 철학도들 사이에 충분한 신뢰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과학자 입장에서 틈 날 때 얼마든지 해 볼 수 있는 생각들인데도 불구하고 철학도에 의해 이뤄지면 마치 과학을 무턱대고 부정하려는 시도처럼 여겨지곤 하는 것이다. 결국 이럴 때 피아식별 코드를 확실하게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실재성 문제에 대해 개인적인 견해를 첨부하자면, 나는 자연이 주는 극도의 정합성과 조밀함으로부터 그 실재성이 요청될 수 있다고 보고, 실재성에 대한 의심은 불필요하지 않지만 그 과정에서 이런 점들을 함부로 간과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 경우에도 요청되는 것일 뿐 증명되는 것은 아니므로 논쟁의 여지는 많이 남는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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