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무척이나 익숙했고 호감을 가지고 있었던 그룹인 빅뱅을, 최근 일련의 사태 때문에 절대로 이전과 같은 시선으로 볼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사건은 비단 승리 한 명뿐 아니라 그의 소속사, 다른 연예인들 등 굉장히 여러 방향과 연결되어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범죄를 저지른 것은 남성 연예인들 및 주변인들이고 이들은 처벌받아야 하겠지만, 일반 대중인 우리의 입장에서도 이 일은 그저 충격받고 욕하는 것만으로 끝낼 일이 분명히 아니다. 이런 일들에 대한 소문들이 더 일찍 알려졌으면 어땠을까, 누군가는 피해를 입었을 것이고 그것을 누군가는 알았을 것인데 그동안 알려지지 못했다는 사실은 어떻게 반성되어야 할까, 심지어 알려져 놓고도 오히려 무고 취급을 받았던 사건은 어떻게 보아야 할까, 방송 등에서도 미약한 단서가 될 수 있었던 이야기들이 자주 있었는데 눈치챌 방법은 없었을까, 범죄와 약간이라도 연관이 있는 내용을 거리낌없이 웃으며 방송에서 이야기할 수 있었던 그들의 자신감의 근거는 무엇이었을까 하는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그리고 불법촬영의 피해자가 누구인지부터 궁금해하는 대중과 언론의 반응들, 그것들에 실제로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주가, 그리고 핀트가 어긋나도 한참 어긋난, 그 자체로 2차 가해에 해당하는 반응들을 보면서 환멸이 많이 들기도 한다. 이런 것들을 보면 결국 남성중심적 사회와 그 속에서 성장한 연예계 전체의 책임이 있다는 말을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결론적으로는 연예계와 대중문화 전반의 체질이 더욱 여성친화적으로 변화하고 남성들 중에서도 그 변화에의 동조자들이 다수가 되어야만, 누가 무엇을 하는데 어떠한 측면에서 문제적인 것 같다는 등의 이야기가 보다 많이 오가는 등 다양한 미시적 작용들로 인해서 결과적으로 연예인들이 그런 행동을 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그리고 단순히 분위기의 문제뿐 아니라 실제로 특정가능한 범죄의 연결고리들도 수사해서 일소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할 것이다. 사안이 많이 커질 것 같은데, 연예계와 대중문화에 얼마나 큰 여파를 끼치든간에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한다. 그런 여파는 처음부터 아예 불필요했다면 좋았을, 그러나 이러한 현실에서는 진작에 있었어야 하는 여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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