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lives matter라는 구호는 그 맥락이 시작된 곳에서 실질적으로 BLM에 대한 반동으로 사용되는 말인데, 모든 삶이 소중하다는 말 자체가 맞는 말이라는 이유로 일부 한국인들이 그 말을 쓰겠다는 것은 정치적 구호의 의미가 사전적, 원론적인 의미 바깥에서 획득되는 사회적 과정에 비추어 볼 때 정당화될 수 없는 처사이다. 해당 구호 자체를 인종차별 철폐의 맥락으로 전유하려는 전복적인 의도가 있는 것도 아니고(설령 그런 전복의 의도여도 마땅한 전선 위에서 이뤄져야 말이 되는데, 현재 국면에서는 뜬금없는 말일 뿐 설득이 되지 않는다), 서구에서 흑인에 대해 적대적으로 발화되는 all lives matter와 그 발화 의도가 딱히 구분되지 않는다. 사실 이퀄리즘보다도 훨씬 노골적인 것이어서, 이렇게 길게 얘기해야 할 일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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