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에서 어떤 좋지 않은 경향을 발견해서 언어화하고 비판하는 건 상당히 어려운 작업인 듯하다. 그 좋지 않은 경향은 은밀하게 인습적으로 있는 거지, 대놓고 강령에 써져 있는 게 절대로 아니니까 말이다. 이렇다 보니, 옹호자들이 '그래서 구체적으로 그런 사례가 있느냐'고 반론하는 것은 손쉬운 반면(저 말만 그대로 복사해서 붙여넣어도 반론이 간단히 성립한다), 그에 대해 다시 답변을 하는 것은 매우 번거롭다.
집단에 어떤 경향이 있다는 인식은, 객관적으로 논증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설득되는 것이다. 그래서 상대방은 그런 주장이 자신들을 부당하게 싸잡아 욕한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인식이 다르며, 그 다른 지점에 대한 어떤 '전형'을 만들어서 부정적 언어로 묘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것은 논리적 오류라기보다는, (차별주의를 성찰적으로 배제해 나가는 것 등을 비롯한) 어느 정도 선의 링 안에서는 적법한 정치적 갈등이다. 공통점을 뽑아내서 비판하는 것이다보니, 전형을 상정하지 않고는 어떤 진술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애초에 논리와는 다른 룰에 의해 지배받는 것이다. 그런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그 인식을 뒷받침하는 사례들을 성실히 축적해 놓는 것, 그에 대한 개념어들과 언어적 표현들이 설득력 있도록 갈고닦는 것, 그리고 그것들을 파괴력 있게 적재적소에서 꺼내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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