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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15일 일요일

에반게리온: 신적인 것의 양적 표상

에반게리온 지금까지 봤던 편들에서, 흔히 이야기되는 이카리신지의 자아 및 성장과 관련된 주제의식을 내 경우엔 잘 캐치해내거나 공감하지는 못했다. 제일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은 바이오한 것과 정신적인 것을 병치시켜 숭고감을 연출하고 신적인 것을 표상해내는 방식, 그리고 메카닉하다고 부르기엔 애매한 에반게리온 특유의 공허하고 거대한 인공물들로써 인간들이 그 신적인 것과 대립하면서도 제어하고 활용하는 방식 등 다소 표면적인 설정과 연출들이었다. 이거 메타-중2병일지도...? 하여튼 그랬다.

AT필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작품 자체로부터도 대충은 느꼈지만 여러가지 해설을 보고 아 이런거구나, 무척 매력적이다 싶었는데, 이걸 연결고리로 해서 상술한 그런 주제의식에 대한 공감에 가 닿을 수도 있을까 싶기도 하고.
내가 봤었던 타 작품들은 (물론 나름대로의 고민은 있었겠지만) 신화들로부터 설정과 인물 등 모티브를 빌려오고 압도감을 연출해 낼지언정 결국엔 아우라를 다소 약화시킨다고 느껴진 반면, 에반게리온의 경우에는 설정 및 연출의 매우 핵심적인 부분에 신화적 구성방식이 자리하고 있다고 느껴진다.
TV시리즈와 신극장판 서만 봤는데, 이번에 나온 마지막편을 보기 전에 아직 안 본 EoE, 신극장판 파, Q도 한번 꼭 봐야겠다. 그런 뒤 여러가지 해설을 보면 에바에 대한 이해가 좀더 깊어질수도 있을 것 같고.
하여튼 만화를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본 것중에 기억에 남는 것들은 연출과 설정이 압도감을 주면서 그에 대한 작품의 셀프-호들갑이 심하지 않은 그런 작품들(혹은 그렇지 않은 작품일지라도 그러한 포인트들)이었다. 인터넷에서 소개받고 어렵게 구해 읽었던 브레임(BLAME!)도 그 중 하나다. 넷플릭스에서 애니메이션판을 봤었는데 장면들이 멋지지만 만화책으로 봤을 때의 맛은 안 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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