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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31일 일요일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 관람

 문화관에서 하는 음대 정기오페라를 보러 갔다 (기부자로 초청된 건 아니고 티켓 사서). 2년마다 하는 것이라는데 이번 공연은 오펜바흐의 《호프만의 이야기》였다.


오페라라고 해서 엄근진한 것이 아니라, 다소 통속적이면서 굉장히 개성있고 기이한 사랑이야기 세편을 엮었다. 내가 좋아하는 구성 방식이었는데 그게 뭐냐면, 한 낭만적인 인간, 혹은 이상한 인간이 남들은 겪지못할 경험들을 해왔고, 파국, 죽음, 꿈 등의 특수한 상황에서 그걸 관통하면서 회고하고 진실을 드러내 보이는 것. 진부한 표현이지만 낭만적 삶의 정수를 담아내기에 좋은 방식인듯하다.

정확히 어떻게 된 것인지, 각 인물이 같은인물인지 다른인물인지, 실제인지 환상인지 등에 대해 답이 정해져있지 않고 해석이 열려있는 것 같았는데 맞게 독해했는지는 의문.

같이 간 연구실 동료의 말씀에 따르면 음악과 극본 정도만 정해져 있고 구체적인 연출과 해석은 자유도가 크다고 하니 그런것도 보는 재미가 있겠다.

연출도 연주도 다들 너무 잘하셨다. 그리고 음악극이지만 내 당초의 생각보다 가창뿐 아니라 '연기'의 비중도 무척 높았다. 연습을 많이 하셨을거 같고 엄청 보람있었을 것 같다.

1막이 끝난 뒤엔 인형도, 주정뱅이도, 비서도 각자의 웃긴 특징이 드러나면서도 어쨌든 노래를 '잘' 해야 하니까 그렇게 곡 쓰는게 어려울 것 같다고 얘기 나눴었는데, 아니나다를까 2막 처음에 바로 허를 찌르는 유머가 등장해서 재밌었다. 원작에도 있는지 이번 연출의 아이디어인지 궁금하다.

특히 내가 원래 바리톤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악역 바리톤분이 목소리가 정말 좋았다. 그리고 다 끝나고 사진찍는데 올림피아 역 배우분이 바로 앞에 지나가셔서 놀라고 신기하기도 했다.

그러고보니 금요일에 기숙사 축제에서 노래 무대들도 봤었는데... 공연이란 걸 본 것이 코로나 이후 literally 처음인데, 운좋게 이틀연속 공연을 갔다.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공기였고 나도 공연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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