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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4일 금요일

스쳐지나가는 단상들에 대한 솔직·과감한 표현들이 부럽다

내가 무언가를 생각할 때 어떻게 하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곤 하는데, 주로 선호에 기반한 직관이랑 상상이 논리와 팩트보다 많이 우선하는 편인 듯하다. 팩트를 조사해서 지식을 얻는게 아니라, 뭔가 이렇지 않을까 상상하고 나서, '아 이런건 어딘가 있을수밖에 없다'해서 비로소 조사 해보는 일이 많다. 합리성이라는 가치를 중요시하는 것치고는 내 주장을 support하는 팩트, 예시 등으로 잘 무장해있는 편은 아니어서 스스로 걱정되기도 한다.


근데 그런 엄밀하지 않은 지적 유희? 같은게 무척 재밌으면서도 뭔가 위험하고 부끄럽다고 느껴져서, 거부반응 내지는 방어기제 같은 게 있다. 그래서 생각을 하면서도 자꾸 즉각적으로 꾹꾹 억누르게 되고, 글 같은 것도 엄청 건조하게 나오게 된다.

어차피 위에 썼듯이 실제로는 팩트와 예시에는 약하기 때문에 그런 쪽으로 좋은 글이 나오기는 힘든데, 위에 말한 방어기제(?) 때문에 자꾸 글의 겉보기 스타일만 그렇게 되는 것 같아서 뭔가 심각한 부조화와 충돌을 느끼는 중. 요컨대, 쉽고 별거아닌 스쳐지나가는 생각을 딱 그만큼의 무게로만, 딱 그만큼의 시간만을 들여서 표현할 줄 알면 좋겠다.

그리고 남의 글을 볼 때도 질투나고 킹받는 두가지가 있는데, 바로 직관을 억누르지(?) 않고 솔직·과감하게 표현한경우, 아니면 문체의 무게에 맞게 내용 면에서 잘썼는데 최초에 있었을 직관적 모티베이션이 행간으로 가라앉아 버린 경우. 당연히 글쓴분들 잘못은 없고 그냥 둘다 내가 잘 못하는 종류의 글쓰기라서 질투가 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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