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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12일 화요일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 (JWST)가 보내온 중력렌즈 효과 사진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 (JWST) 첫 풀컬러 사진. 중요하고 의미있는 사진을 잘 골라서 공개한 것 같다. 미국 기준 7월 12일, 그러니까 아마도 한국시간으로는 오늘 밤이나 내일 새벽쯤에 몇 장의 사진이 더 공개된다고 한다. 그것들도 무척 기대가 된다.

사진 설명이 없습니다.

아래 사진은 기본적으로 허블 딥필드랑 같은 개념으로, 사진에 있는 빛나는 덩어리들 하나하나가 각각 수천억 개 이상의 별을 가지고 있는 은하이다 (우리 은하 내의 항성도 몇개 찍힌 것 같긴 하다). 은하들의 형태의 다채로움과 우주의 큰 규모를 알 수 있다. 12.5시간의 촬영만으로 얻은 결과라고 하는데 허블 우주 망원경보다도 비약적으로 향상된 성능 덕분이다.

사진에서 또 눈에 띄게 중요한 점은 명확히 관찰되는 중력 렌즈 (gravitational lensing) 효과이다. 사진의 중앙에서 은하들이 늘어져 보이는 것은 제임스웹 망원경의 촬영 아티팩트가 아니라 빛이 실제로 그렇게 들어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론에 따르면 중력은 질량체에 의해 시공간의 곡률이 0이 아니게 되어서 생기는 기하학적 효과이다. 빛은 늘 광속이라는 고정된 속력으로 이동하며 질량(관성)이 없기 때문에, 빛의 경로는 시공간의 곡률 구조를 매우 직접적으로 반영해 보여준다.

이렇듯 빛은 늘 최단거리를 주는 측지선(geodesic)을 따르지만 (즉 말하자면 직진하지만), 커다란 질량체 주변에서는 빛 진행의 무대가 되는 시공간 자체가 크게 휘어져 있기 때문에 렌즈와 같은 효과가 관측 가능할만큼 크게 발생하게 되며 이것이 중력 렌즈 현상이다. 이를 통해 사진에 잡힌 영역에서 직접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까지 포함한 질량의 분포를 비교적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다.

(+ 원래 글 쓸 때는 상이 왜곡되는 것이 일반 상대론의 증거다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좀더 찾아보고 생각해보니 훨씬 더 신기하고 의미가 있는 거였다. 아주 멀리 있어서 원래는 안 보여야 하는 우주 초기의 은하들의 상이, 볼록렌즈 같은 효과에 의해서 관측 가능할정도의 시지름과 밝기를 가지고 우리에게 관측되게 되는 것.)

30년 넘게 성과를 내온 허블 우주 망원경은 기본적으로 인공위성처럼 지구 주위를 돌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을 때 사람이 가서 수리할 수 있지만, JWST는 지구처럼 태양 주위를 공전하기 때문에 거리가 훨씬 멀어 사람이 갈 수가 없다. 이로 인해 혹시 초기에 심한 고장이 나 버리면 끝이라고들 했었다. 다행히 궤도에 안착해서 무척 잘 작동하는 듯하다.

참고로 허블은 가시광선 영역대를 관측하는 데 비해 JWST는 적외선을 관측한다. 허블처럼 가시광을 관측하게 될 차세대 망원경은 따로 또 예정이 되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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