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40~50대들이 많이 이용하는 커뮤니티 사이트나 sns에 우연히 들어가보면, 어린 세대의 정치적 무관심 혹은 반동을 지엄하게 비판하면서, '우리는 인구도 많고 돈도 많고 똑똑하며 실력적으로도 프로페셔널한데, 너희는 모든 면에서 우리보다 부족하므로 성장해서도 우리를 이길수 없을 것이다' 라는 식으로 조롱하는(?) 글들이 꽤 인기있는 레퍼토리를 차지하고 있다. Facebook 유명인들의 덧글창에서도 많이 보인다.
그런 글들에서는 최초로 부모보다 가난한 세대가 될 것이 확정적인 현재의 청년 세대를 상당히 불쌍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한심하게 묘사하는데, 이는 자신들과 같은 세대의 어깨를 으쓱하게 하고 결속력을 제공하면서, 우연히 그 글을 읽게 된 청년 세대들을 열받게 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기능이 없다.
이렇게 감정 유발 외에 별다른 기능이 없고 새로운 인식의 지평을 열어주지 못하는, 게다가 동정과 비난이 애매하게 섞여 결국 무엇을 말하려는지 알 수 없는 인터넷 게시물 레퍼토리들 여럿이 대단히 의미있는 담론처럼 유통되는 것을 보면 나는 굉장히 괴상하다고 느낀다. 그 이름조차 별로 언급하고 싶지 않은 소위 설거지론 역시 (공격의 구도는 이 글의 예시와 반대 양상이지만) 그 대표적인 예시다.
예전에는 현재의 청년세대가 최초로 부모보다 가난한 세대가 될 것이라는 데 대한 확고한 인식이 지금처럼 널리 자리잡고 부각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에게 '너희들이 힘든 것은 너희들 잘못이 아니다', 혹은 '청년들에게 힘든 사회를 물려주어서 어른들이 미안하다'는 식으로 연대 의식을 드러내는 정서가 꽤 많이 보였는데... 글 서두에 언급한 것과 같은 레퍼토리의 유행, 위로(慰勞)에서 조롱으로의 전환이 언제부터 어떻게 이루어진 것인지 궁금하다. 물론 순전히 통시적인 것 같지는 않고 비중의 문제이지, 언제나 공존해 왔을 것 같기는 하다.
원전 해체산업 주장이나 러-우 전쟁 우크라이나 무능론/책임론 등 다른 맥락에서 이미 몇번 언급했듯이, 사람들은 무척 공격적인 말들이나 지극히 어색한 주장도, 본인이 신뢰하는 스피커들에 의해 유통되면서 자신이 불편감을 느끼는 부분을 시원하게 설명해 준다면 '저렇게 말해도 되나보다' 하면서 합리적이라고 느끼게 되고, 정보버블이 깨질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그런 말들을 계속 재생산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위와 같은 종류의 글들의 유행도 이러한 경향의 한 예시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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