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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14일 토요일

과학적 회의주의의 입지에 관하여

사람들이 <물은 답을 알고 있다>와 같은 유사과학을 피식 웃으면서 마음껏 조롱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것이 사이비적이라는 사실이 상당히 많은 사람들에게 이미 널리 알려져서 합의되어 있으므로 그것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새로운 폭로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학적 회의주의의 궁극적 역할이 그러한 키치한 조롱을 필두로 한 놀이문화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그러한 놀이문화는 분명히 매우 재미있는 일이며, 공통적인 태도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교류하고 결집하도록 돕는 긍정적인 영향이 있으나, 그 문화는 어디까지나 분명히 '특정한' 무엇이므로 그것이 과도할 경우에는 과학적 회의주의가 주류적인 마인드로 자리잡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다.

주류에서 벗어난 컬트로 취급되기를 거부하고 진지한 영항력을 발휘하기를 원한다면, 궁극적으로는 상당한 크기의 권력이나 자본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어떤 신념체계가 근거가 빈약하다는 것을 끊임없이 새롭게 폭로하는 '불온한' 역할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요컨대, 과학적 회의주의는 제 위치에서 안주하지 않고 성실할 것을 영구하게 요청받을 운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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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d on 2018.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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