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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30일 월요일

음산한 종교적 도상들에 대한 매료

  나는 동서양 문화권을 막론하고 음산하고 신비주의적인 느낌을 주는 종교적 도상들이 뭔가 컬트적으로 마음에 든다. 집에 걸어두고 싶지는 않지만 미술관 같은 걸 차려서 수집해 두고 싶다는 정도의 생각. 특히 상대적으로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르네상스적인 그림들보다는, 지극히 복잡하여 눈과 머리를 어지럽게 하는 것들, 종교적 위계에 따라 인위적으로 배치된 것들, 기하학적 대칭성을 갖는 것들의 경우에 더욱 그렇다. 뭐랄까... 분절적으로 언표될 수 없는 고대의 거칠고 원형적인 정신(?)을 담으려고 한 것 같달까. 나는 이런 것들을 본래의 맥락에서 탈각시켜서 내 미감을 충족시키기 위해 제멋대로 향유하고 있긴 하지만, 제작자의 본래 의도대로 향유될 경우에는 굉장히 많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정신분석이 문화이론 등에서 많이 쓰이게 된 것도 이런 것에 대한 그럴듯한 설명을 사람들이 많이 요구해서가 아닐까 싶다.

  돌이켜보면 내가 헤비메탈을 처음 접했을 때 마음에 쏙 들었던 이유 중 하나가 메탈밴드들이 컨셉으로 이런 이미지를 자주 차용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일부는 진지하게 반종교적인 표현을 위해 다른 문화권의 종교적 모티브를 차용하기도 하고, 다른 일부는 그냥 나와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특유의 시각적 느낌을 주고자 사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음산한 종교적 도상들에 더불어 나는 이전에 썼듯이 기계스러운(?) 것들에도 강하게 매료되는데, 메탈이 하필 사운드적으로, 내용적으로 그런 기계스러운 요소들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아무튼 이런 이유들로 인하여 나는 메탈 장르를 적극적으로 새로이 찾아서 듣지는 않는데도 불구하고 늘 괜스레 친숙하게 느끼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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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ongkhapa Refugee Tree by Urken L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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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 6집 "Tai Ji" 앨범 커버(후면) designed by 전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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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shuggah 7집 "Koloss" 앨범 커버 designed by Luminokaya

이미지: 사람 1명
Mexican. Mano Poderosa (The All-Powerful Hand), or Las Cinco Personas (The Five Persons), 19th century. Oil on metal (possibly tin-plated iron), 13 7/8 x 10 1/16 in. (35.2 x 25.6 cm). Brooklyn Museum, Museum Expedition 1944, Purchased with funds given by the estate of Warren S.M. Mead, 44.195.24

이미지: 사람 8명, 웃고 있음, 사람들이 서 있음
국벤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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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d on 2018.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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