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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25일 월요일

일부 매체출연 의사들의 끊이지 않는 '랜선진단', 직업윤리 인식을 제고해야 한다

원희룡후보 설전 영상을 봤는데 수십초 이상 보기가 힘들었다. 감정이 격해진 상황도 그렇지만 내용상으로도 무리한 이야기여서 그렇다.


쟁점이랄 것도 없이 문제는 사실 간단하다. 진료라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는데 어떻게 진단이라는게 나오나. 직업윤리상 그런식의 소견(?)을 말하면 안되는 이유도, '맞는 말이지만 하면 안된다'라기보다는 진료행위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틀린 말이므로 하면 안된다'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 이 차이가 굉장히 명쾌한데 의외로 많이들 흐리고 있는 부분이다.


그런데도, 징계를 감수하겠다며 마치 떳떳한 폭로라도 한 것인양 말하는 태도는 적반하장 격이다. 오히려 잘못을 했으니 사과를 해야 하는 입장인데 말이다. 그러면서 '허위사실'이라는 이재명 측 패널의 워딩에 강하게 불만을 드러내는데... 그러면 진료를 원하지도 진료를 거치지도 않았는데 소시오패스나, 반사회적 성격장애와 같은 진단명을 말하는 것이 굳이 따지자면 당연히 허위사실에 가깝지, 그러면 진실에 가까운가?


직업윤리라는 것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구나 싶다. 조국사태 때부터 해서 직업윤리라는 게 땅에 떨어져 있다는 건 이미 느끼고 있었지만 다시한번 확인하게 해주셔서 고맙다. 지키면 바보되는 세상이 아니라 안 지키면 손해보는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


한국 정치에서 굽히지 않는 태도, 아내를 지키려는 발언들을 보면 자동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상하는 사람이 많을것이다. 원희룡 후보의 이번 설전은 합리적인 내용을 극적으로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비합리적인 옹호를 고집스럽게 이어나가는 것이라 내용적으로도 형식적으로도 그것과 무척 대조되었다.


후보의 태도가 이렇다 보니 세간의 여론도 혼란스럽다. 지지자들 입장에서는 그런 진단(?)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것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그냥 흐지부지 시키는게 최선이었을텐데, 이재명이 소시오패스다 라는 규정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 공허한 기의의 불씨를 어떻게든 살려서 끌고 가려고 하고, 그러다보니 여러 방식의 무리한 옹호가 난무하게 되었다.


물론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 과격한 과거 트윗들에서도 드러나듯이 누군가를 무척 쉽게 적으로 돌리고 공격하는 (그리고 심지어 그것에 무척 능한) 타입인지라 여러 부문에 많은 풍파가 있을 듯하여 걱정이다. 특히나 지금처럼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 이미 고지에 오르고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 독선으로 치닫는걸 효과적으로 방지할 장치 자체가 존재하는지 의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닌 건 아닌 거고...


제대로 된 수많은 비판과 우려가 충분히 가능한만큼, 그 잘못 나온 말(실제로 강윤형 박사의 문제의 인터뷰 클립을 보면, 일단 말을 꺼내기는 했지만 다소 곤혹스러워하는 기색이다)을 어떻게든 옹호하려고 하지 말고 빠르게 다음 국면으로 넘어가는 것이 더 현명했을 것이다. 그러나 원희룡 후보가 무리하게 설전을 벌임으로써 이 국면이 더 국민들 기억에 각인되고 오래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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