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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28일 금요일

아비투스의 보완적인 축

좌파/우파, 보수/진보 같은 구분이 한국인들의 (주로 정치적인) 멘탈리티의 주요 축을 과연 제대로 잡아내는 것인지 논쟁이 있는 것으로 안다.

요새 생각하는 건데 '경영,자영업 / 상아탑' 이라는 축이 여기에 상당부분 보완적인 역할을 할수 있을 듯하다.

특히 소위 계급배반투표라고 불리는 현상도 이 구도에서 보면 딱히 배반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 구도는 단지 개별 정책 찬반뿐 아니라 총체적인 아비투스(?)를 반영하는 부분이 많이 있는 것 같음. 심지어 경제적 사정이 비슷하고 소속이 같더라도 사람의 관심사나 성향 같은 게 이 축에서 많이 갈리는 듯.

요새 왠지 주변 사람들로부터 연애, 결혼 관련 이야기가 유독 많이 들리는데 그러다보니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암튼 나름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지만, 이런 게 늘 그렇듯 이미 있는 얘기일 것 같기는 하다.

굳이 하나를 더 꼽자면 수도권/비수도권도 있을 것 같은데 이건 주로 SNS에서 텍스트로 접한 것이고 피부로 느낀 것은 아니어서 뭔가 더 얘기하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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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15일 토요일

질감과 그 표현에의 미숙함이라는 핸디캡

질감(texture?)과 그 표현에 능숙한 사람이 되고싶다


그림이나 음악 같은 걸 감상할때 형식 및 메타적인 형식에는 늘 관심이 가고 잘 캐치해내는 편인데, 그에 비해 구체적인 질감(음악을 예로 들면 악기의 톤이나 아티큘레이션(?) 등)을 분별하고, 얘가 좋긴 좋은데 왜 좋은가? 어떻게 바꾸면 어떻게 될까?를 들어낼 delicacy가 많이 부족한 느낌이다. 감상할때뿐 아니라 초보적으로나마 스스로 끄적일때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생활이나 인간관계에서도 구체적인 말 한마디 한마디를 떠나서 사람의 존재와 행동 자체가 어떤 느낌을 주곤 하며, 더 나아가 스스로 그걸 알고 잘 통제하고 표현하는 경우도 많은데 내 경우엔 형식적인 표현은 가능하지만 그런 비언어적인 텍스쳐에 해당하는 부분이 뭐가됐든 상당히 미약한듯.


명시적으로 표현하는 그 한에서만 사회적으로 존재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이고 이런게 남들과 비교할때 알게모르게 핸디캡이 돼온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비슷한 사람 아닌 한에야 말해도 잘 이해 못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그런데도 이 정도만큼이라도 하는게 사실 셀프 기특함.


그래서 역으로 어느 부문이 됐든 누가봐도 특이한것, 튀는것들을 볼때 눈 돌아가는 성정이 있음. 그런 외화된(?) 것들을 취해서 내걸로 만들고 꾸며놓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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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8일 토요일

검열주의적 포위라는 비판을 극복하기: 보수주의와의 갈등선을 인식하고 사회적 맷집을 훈련해야

1. 보수 종교계와 기성세대 여성 등에서 엄숙주의, 청소년 보호주의 관점으로다가 불건전하고 자극적인 문화컨텐츠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서 공격하는 것

2. 사회문화적 좌파진영에서 남성소비자 위주 문화컨텐츠에서의 여성혐오적 표현 및 인식, 그리고 생산과정에서의 여성성 착취 등을 공격하고 범죄적 행동과 연관짓는것


청년남성들의 다수 입장에서 현상 자체로는, 검열 혹은 캔슬이라는 측면에서 이 두가지가 합세해서 자신들을 포위하고 있는 형국으로 느껴지는 듯함. 그러나 사실 이 둘을 동일시하면 곤란하며 그 근원은 상당히 다르다는걸 고찰해야함. 실제로 고령화된 정치권과 관성적인 제도권에서 뭔가 변화시키거나 문제를 일으킬 권력을 가진건 아직까지는 1 쪽이 명백히 많은듯.


좀 다른얘기일 수도 있지만 1, 2를 비교하자는 차원에서 예시를 가져와보자면, 성평등 교육자료 같은거에 부적절한 인식이 삽입됐다거나 하는 논란들 중엔 사실 별거 아닌경우도 있었지만 진짜 뜨악한 것들도 있긴했다.


그런데 이런 게 무슨 페미니즘 대사탄이 자리 차지하고 자료 생산해서 그렇다기보다는... 단순히 1에 가까운 분들에 의해 요즘말로 관료가 관료한 경우, 내지는 성평등 제대로 체화하지 못한 채로 교육내용을 그놈의 '쉽고 재밌게 전달'하려다보니 그렇게 되는경우가 많아보였음.


실제로 신세대에서 남혐(?)발언은 주로 그 민감함이 인지된 채로 넓은의미의 정치적 의도 하에 이뤄진다면, 기성세대에서는 은근히 아무렇지않게 그런 인식 드러내거나 농담 하는경우가 있음. 국방부에서 재치있게 하겠답시고 아무 생각없이 군대 부조리 미화, 미필 차별, 남성중심성 강화하는 홍보자료 만들었다가 툭하면 논란 되는 그런거랑 정확히 같은것.


그런 자료들을 잘 만들려면 진짜 중요한 정론은 제대로 설득하고, 어그로만 끄는 불필요한 사족은 쳐내기 위한 섬세함이 필요한것이고 개인적으로 1에서 그런 섬세함을 전혀 기대하지 않음.


조금만 살펴봐도 1과 2 사이에서 불화의 가능성은 산적해있음. 특히 정상가정과 계급재생산이 공격당할때, 그리고 그 가치가 투사된 '아들'이라는 존재가 공격당할때 1이 2를 배신할 가능성이 높음.


지난 몇년간 페미니즘이 미시적 수준의 권력관계에 대한 언어를 제공하고 대중화하면서 무척 많은 성과를 냈다고 보는편. 페미니즘에 대한 반발이 디폴트가 돼서 요새 정치인들이 원론적인 얘기조차 못꺼내고 하는건 많이 유감이지만...


딱히 반발조차 별로 없을 정도로 페미니즘이란 게 구체적 화두가 덜 되었던 상황(이라지만 여성부 심심하면 까는 플로우는 예전부터 남성위주 인터넷 전통놀이에 가깝긴 했네)보다는, 대중화된 의지를 이해하고 구체적으로 반발하는 상황이 나은 점 또한 없지는 않음. 쟁점들을 견주어보고 싸우고 할수 있다는것 자체가... 아무튼 이런 상황이 좋은 쪽으로 결론이 나야하는 것이고.


아무튼 여기에 대해 뭐 내가 소리높여 말 얹을 입장은 아니지만 2 쪽에서도 1과 개별 이슈에서 표면적으로 합세하더라도 잠재적이고 근본적인 갈등선은 늘 인식하고 대응해야 하는듯함. 1은 결정적인 순간에는 결국 정상가정, 계급재생산을 수호하고 좌파적 계기를 경계하기 때문에, 2쪽에 적극적으로 섞여들어가서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 위주로 끌고가려고 하는 느낌이 있음.


이 혼합을 경계하지 않는다면 상술한 성과가 1번 계열의 담론에 의해 먹혀버리고, 여성의 주체화와 자유 증진이 원하는대로 흘러가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보임. 이건 마치 기득권 유지하려는 기존 우파세력과, 신념형 기독교 극우세력이 결국 결정적인 순간에는 신흥 청년우파들 편 안들어주는거랑 비슷하다고 하겠다.


뭐 페미 안티페미 중 누가 이겨라 이런게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미시적인 권력관계를 진단하고 혁파하는 영역의 존재가 이해받는 것, 그러면서도 캔슬 일변도로 흘러가지 않고 소위 '건전'하지 않은 것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다뤄나갈지에 대한 사회적 '맷집'이 형성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함.


이 두가지를 위해서는 구도에 대한 적확한 인식이 필요함. 왜곡되고 잘못된 인식일지라도 그것이 권력을 획득하면 어느새 그 인식은 실제가 되기때문임. 최근 정치권에서의 각종 인기영합성 반여성적 대책이 우습지조차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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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2일 일요일

한 아싸의 주관적 인간관계론

비교적 무미건조한 인생이지만 인간관계에서 시달린게 몇번 있어서 비슷한 징조만 있어도 거부반응이 오곤함. 특히 최근에 오래 알던 몇명을 정리하면서 생각해본, 내가 유독 manage하기 힘들어하는 몇가지가 있는데...


- 내 다른지인들 캐보면서 소개해달라 하고 거절하면 실망하기. 나와의 관계에따라 그분한테 불편하거나 의아한 자리일수 있고 쉬운부탁이 아닐수 있다 라는걸 잘 이해못함


- 둘이 볼때는 문제없는데 제3자랑 같이 만나기만 하면 내 dignity 깎아내리지 못해서 안달인거. 유머같은게 아니라 제3자 입장에서도 의아해하는 그런게 있음

- 좁은 식당같은 공공장소에서 창피한 대화주제선정. 흔히들 싫어하는 정치, 종교 얘기 같은건 나는 괜찮은데 오히려 사적인얘기나 남얘기 이런것 중에서...

- 지인들한테 과도한 금사빠/이성적인 접근 하고 다니는거. 본인 행동을 스스로 알고있고 능숙하면 오히려 괜찮은데, 그러지않고 여파를 모르면서 난사하고 다니면 정말 문제가되고 특히 공통지인 많으면 평판 생각해서라도 가까이 지낼수없음

- 본인 감정 흐름이나 꿈얘기 같은걸로 나를 죄인 만드는거. 특히 상호적인 맥락 없이 일방적으로 감정 형성해놓을수록 따라가기가 어려움.

물론 이런 항목이 아닌 종합적인 사람 자체가 더 중요한건데 굳이 글로 써놓으니 과도한 유형화로 되는 감이 있다. 그래도 신기한건 이거 하나가 한명에 해당하는게 아니라 성별 나이 불문하고 여러명한테 여러개씩 해당한다는것.

아마 이것들 사이에 내가 캐치 못하는 공통점이 있어서 높은확률로 함께 나타나고, 내가 그런성격과 상성이 유독 안맞는듯. 내가 컨트롤프릭 + 거절 힘들어하는 성향이 꽤 있지만 다년간의 가정교육 덕분에 둘다 그런대로 해결해놨는데... 이 두가지의 모순적이고 충돌하는 지점을 딱 작동시키는게 저런 것들인듯함

암튼 톨스토이가 말했던가. 모든 인싸는 서로 닮아있지만 모든 아싸는 불행의 이유가 다르다고.... 피차 인간관계 미숙한 사람끼리 지지고볶고 하는거지만 그래도 dignity를 존중하고 서로 의젓하게 대하려고 노력하는 관계가 좋은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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