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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18일 금요일

호남의 '진짜 표심'이라는 극우적 착각을 민주당도 따라가는가?

한창 극우 유튜버들이 유행할 시기에는 자신들을 안찍어준다는 이유로 호남 표심은 뭔가 이상하다, 자신들을 이용할 뿐인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세가 그렇게 높은건 비합리적이니 분명 숨은 표심이 있을거다, 민심 왜곡이 있을거다 이런식의 주장이 흥행하곤 했다. 그런주장을 진짜 선의로, 자신들이 진짜 호남 편 들어 준다고 생각하면서 하는경우도 꽤 많아서 비난하기도 뭣한경우도 있었다.


있는 그대로의 표심이 득표수로 드러나는 것이고, 선거는 그 결과로 평가받는 것 아닌가. 그걸 인정 안하고 이상하다, 왜곡됐다고 하는건 나쁜 주장이기 이전에, '성립할 수 없는' 이상한 주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를 못 받으면 늘 그런 소리가 나온다. 이는 호남에 표 맡겨놓은 것처럼, 자신들이 필연적으로 호남을 대표하는 것처럼 오만하게 언행하곤 하던 민주당계열 일부 정치인들의 거울쌍이었다고 하겠다.


정치인들이 국민들한테 당신들은 이런가치를 담지해야만 한다, 안하면 이상한 것이다라는 식으로 역으로 훈계해서야 되겠나. 그렇게 하지 말고 도민들, 시민들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는 포지티브한 걸 제시하면 된다, 5.18 망언 사과 및 호남 타자화 손절을 선제적으로 하면 된다, 본인들 스스로가 잘하면 된다 라고 꾸준히 말해왔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복합쇼핑몰 약속은 정치공학(?)적으로도 훌륭할 뿐더러, 방금 말한 정석적인 표심잡기 원리에도 비교적 충실하게 pose되었다고 보인다. 민주당 지지세에 균열이 일어나는 지점에서 탄력을 받아 국민들의 수요가 있는 부분을 잘 파악하고 의미있는 공약으로 이끌어낸 것 같다. 호남 주민들 막연하게 탓하는(?) 붕 뜬 얘기들은 많이 들어가고 지역의 구체적인 의제에 대한 접근이 나왔다.


표심이란 건 당연히 다이나믹하다. 특정 정당 몰표도 아니고 특정 인물들 몰표도 아니다. 얘기가 나온 김에 호남을 예로 들자면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DJ계 거물 다수가 국민의당으로 나갔을 때는 민주당이 아닌 국민의당이 선택을 많이 받았다. 반면 그 인물들이 21대 총선에서 민생당으로 다시 나왔을 때는 민생당이 떨어지고 민주당 후보들이 선택을 받았다. 정치상황, 공약이행, 현안, 후보의 이미지와 언행 등에 따라 다른 것이다. 그리고 중앙 정치 무대뿐 아니라 지역조직 상황에 큰 영향을 받는다.


기성세대만의 것일 줄 알았으나 인터넷에 의해서 젊은 세대에까지 재생산된, 전라도를 계속 타자화하고 표밭/표 안주는곳으로만 바라보는 이상한 경향. 그리고 보수정당에서 잊을 만 하면 나오고 누구도 책임을 안 지는 5.18 망언들. 이런 것들의 문제성은 당연히 해결되지 않고 남아 있다. 그럼에도 이번 복합쇼핑몰 공약은 스스로가 그런 것들과 분리돼서 pro tanto하게나마 긍정평가 될수 있게끔 하는 어떤 모멘텀을 만든 듯하다.


물론 해당 제안의 배경이 어떻느냐, 그리고 앞으로 실천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 평가는 당연히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정당이라는 유기체가 빠르게 바뀌진 않으므로 멀지 않은 시일내에 관성에 의한 문제들이 표면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미 한껏 신나서, 광주가 이제야 드디어 올바른 선택을 한다는 식의 사실상의 차별발언 또 시작한 사람들도 많 이보인다 (사실 이쪽이 굉장히 킹받는다). 주로 이 글 첫머리에 쓴 것과 같은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어쨌든 이번 공약은 적어도 현재적으로는 분명히 파괴력 있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젠 윤석열의 복합쇼핑몰 공약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호남주민들 의견을, 민주당쪽 일각에서 부정하고 과소평가하고 원망하는 기막힌 경우도 보인다. 국민들의 자발적인 가치 형성을 오히려 폄하하고, 자신들이 필연적으로 담지한다고 믿는 가치를 국민에게 강요하는 꼴이다. 복합쇼핑몰 관련 각종 팩트체크도 거시적인 의지 앞에서 크게 힘을 쓰지는 못하는 느낌이다.


아무래도 지지세 낮아지면 눈돌아가서 국민들 탓 하는 볼멘소리, 죽는소리들 나오는건 여야 공통인가보다. 그렇지만 그런걸 극복하고 정석적인 방법으로 해야 궁극적인 지지세를 얻을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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