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하다면 따끈한, 이번 여름에 발매된 포스트 블랙메탈 음반인데 꽤나 맘에 든다. 밴드명인 Asunojokei는 일본어로 내일의 풍경 (明日の叙景, 명일의 서경?) 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아래 링크된 곡은 짧지만 맘에 드는 수록곡 Tidal Lullaby이다 (Youtube에서 듣기: 링크). 재즈퓨전 및 매스록 스러운 전반부와, 블랙게이즈/포스트블랙 하면 흔히 생각나는 멜로딕하면서도 immersive한 느낌의 후반부 둘다 잘 쓴듯. 짧은 플레이타임 안에서 밴드의 성격을 잘 드러내주는 곡이며 그것이 제목에도 정직하게 반영되어 있다.
밴드캠프에서 사서 다른 수록곡들과 이전 정규앨범도 쭉 들어 보았다. 처음에는 이분들이 곡 부분부분은 잘 쓰지만 긴 곡 구성을 좀 못하는가보다 싶었는데, 한두 번 더 듣다보니 짜임새도 꽤 좋은것 같기도 하다.
주관적 표현이지만 이쪽 장르의 매력은 개인들을 동일화하는 강대한 자연을 연상케 하는 헤비한 송라이팅의 틈에서 역설적으로 개화하는 소품적이면서도 극에 달한 서정성과 센스있는 터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블랙게이즈/포스트블랙메탈 특유의 이러한 소품적 서정성은 블랙메탈에서 하나의 절대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Filosofem에서부터 이미 조금은 예견되는 것인데 슈게이즈와의 절묘한 결합을 통해 더욱 명시적으로 탐구되게된다.
다만 어려운 점은 그 균형을 조금만 잘못 잡으면 유치하게 들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고... 사실 4년 전에 나온 이 밴드 전작의 몇몇 트랙들도 상당 부분 그랬다. 반면에 이번 앨범은 장르의 매력을 살리면서도 스무스하게 들을 수 있게 꽤나 잘 다듬어진 것 같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일본어 나레이션이 들어가니까 만화느낌이 확 나기는 한다. 우리가 일본 만화 말투라고 하는 것은 사실 그냥 일본어 말투였던 것인가... 암튼간에 요즘 보니까 세상에 있는 좋은 음악 중 꽤 많은게 일본에서 나온것 같아서 일본어도 좀 익혀볼겸 그런것들을 더 많이 찾아 들어야겠다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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