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17
코토바 x 단편선 순간들 합동공연 <당신은 재미있다> at 공상온도 @gongsangondo
늘 궁금하던 두 팀이 공상온도에서 공연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얼른 예매해서 보고 왔다.
단편선 님은 인디 음악을 좋아하는 지인들의 언급으로 이전부터 이름을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단편선 순간들이라는 이름으로 오랜만에 팀을 꾸려서 나오셨다는 걸 김로자 님 인터뷰(대중음악웹진 <온음> 인터뷰 전문: 링크)를 통해서 알게 됐었다. 인터뷰 내용이 뭔가 현대미술가 느낌이 나서 음악도 전위적, 개념적인 느낌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보니 음악이 내용적으로 굉장히 풍부하고 연주도 매우 탄탄했다. 특히 중간에 연주가 끝나는 듯 아닌 듯 하면서 계속되는 곡이 하나 있었는데 어떻게 어긋나지 않고 맞추어 연주하는지 신기할 따름이었다. 그리고 단편선님의 액션이 생각외로 뽀짝하셔서 같이 간 친구한테 얘기했더니 원래 그게 포인트라고 한다.
코토바는 베이스 혜림 님의 공연 직전 부상으로 코토(?)가 된 채로 공연을 했다. 사운드에서는 베이스의 부재가 종종 느껴졌지만 박자가 복잡한 곡들인데도 역시 연주는 문제없이 이루어졌고 어떤 의미에서는 더욱 특별한 공연이 되었다. 이 분들이 하시는 장르는 매스 록(math rock)이라는 음악인데, 몇 년 전부터 찾아서 들어 보고 있는 프로그레시브 메탈 및 재즈 퓨전 쪽과의 연관성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됸쥬 님이 흥을 돋우는 건지 박자 맞추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중간중간에 멤버들을 바라보며 추임새를 하시는 것도 너무 신나 보이고 인상적이었다. 베이스님의 회복 후 완전체로 공연할 때 한번 또 가보고 싶다.
크지 않은 공간에서 하는 인디밴드 공연에서는 아까 전의 공연자가 잠시 후에는 관객이 되기도 하고, 잠시 후에는 스텝이 되기도 하면서 관객들과 다같이 섞이는 옹기종기한 느낌이 있다. 조금만 용기를 내면 이야기도 나눠 볼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꽤 재미있게 느껴진다. 물론 성격이 소심한 편인지라, 나 자신도 무대에 서는 공연에서 다른 팀 공연자 분께 자연스럽게 인사하는 정도 말고는 실제로 말을 걸어 본 적이 많지는 않다.
이외에도 라이브 공연에 오게 되면 음원으로 듣거나 유튜브로 덧글들과 함께 듣는 것과는 많이 다른 라이브만의 장점이 있어서,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많이 다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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