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게시물 목록

2022년 8월 27일 토요일

진로 고민: 장학금, 취업, 포닥 등

요새 부쩍 교외 장학금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인건비 액수 자체는 연구실이랑 학과에서 큰 아쉬움 없게 챙겨주시는 편이다보니 그런 부분보다는, 장학금 받는다는 사실 자체가 경우에 따라 cv에 기재할 스펙이 될수 있고 내 일의 가치에 대한 하나의 증명이 되기때문에 그렇다.


그치만 학부 학점도 특출나지 않고 아직 논문 실적도 없고 그렇다 보니 교외 장학금을 받을수 있는 꺼리가 마땅히 없는 것 같다. 내가 어떤 점에서 우수하고 내가 하는 일이 왜 중요한지 자기소개서랑 연구계획서를 통해 어필할 수도 있겠지만, 장학 선발같은 경우는 숫자에서 컷되는 사람이 그런 글쓰기로 비벼지지는 않을듯하다.


그동안은 운도 좋았을뿐더러, 관심사 서칭을 많이 해서 유리한 전장에만 찾아다닌 덕분에 학부 성적이 발목 잡는다고 느낀일은 없다시피 해왔었다. 근데 요즘 장학금 생각을 하다보니 이래서 학점은 고고익선이라 하는구나 뒤늦게 깨닫는 중이다. (듣기로는 요즘은 취업이나 포닥지원에서도 학부학점 보기도 한다더라) 그리고 학점과 별개로 군필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애초에 신청 가능한 장학금의 폭이 크게 줄어들기도 하고. 사실 신청 가능한게 있긴 한지조차 잘 모르겠다.


암튼 코스웤 이미 끝났지만 수료 이후 연구생 신분으로도 지원할 수 있는 장학금들이 있는 걸로 아는데, 짧은 기간이라도 장학금 받을 수 있는 마지막 남은 방법은 그쪽인 것 같다 (여기서도 위에 말한 군필 이슈는 마찬가지고). 마침 전문연구요원도 시작하니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논문 많이 써진다면, 그 실적들 바탕으로 그런 것들 잘 찾아서 지원해보면 괜찮을듯. 그치만 이미 학위과정이 절반쯤 지나갔는데 이조차도 늦은 것 같아서 초조하다.


산학 연계 장학금은 아직까진 생각 없는데 그쪽으로도 마음을 열어두고 알아봐야 하나 싶다. 아니면 장학금은 아니지만 학위과정 중에 기업이나 외부 학술기관 인턴 같은걸 한 학기 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자 또 하나의 스펙이 될 것 같아서 이쪽으로도 꽤나 마음이 간다.


한편 졸업하고 포닥 하게 된다면 펀딩은 어차피 필수에 가까우니까, 학위과정 한창 할때에 이걸로 너무 스트레스 받기보다는 그동안 연구성과를 잘 축적해서 최대한 포닥 펀딩을 잘 따자는 생각도 해볼수 있겠다.


결국은 이 모든게 내가 앞으로 졸업하고 뭘 하고싶은가 라는 중요한 질문과도 연관이 되어있을테다. 이 질문도 결국 연구를 계속 해보면서 각이 나올 문제라 지금 고민해봤자 답이 나오진 않는데, 그래도 손 놓지 않고 뭔가 생각과 준비는 계속해서 하고 있어야 하는거라 더 어렵기도 하고.


지금 생각으로는 연구 자체에는 데일리한 일들 면에서도, 큰 그림 면에서도 상당한 재미를 느끼고 있고, 개념적인 걸 정리해서 쓰고 말하고 공유하는 일도 재밌는거 같아서 가능하다면 학계에서 더 일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최전선에 어떤 문제들이 산적해있으며 또 새로 나오고 있는지를 딜레이 없이 실시간으로 파악하면서, 그중 몇가지는 직접 해결하기도 하고, 또 직접 제안하고 그러는 것 자체가 무척 즐거운 일일 테다. 학계가 생각보다 작다 보니, 졸업 이후 거기서 남아서 역할을 하는 것만으로도 그저 one of them이 아니라, 우리분야 학계의 일원으로서 존속과 발전에 실제로 기여하고 있다는 책임감도 생길듯하다.


아니면 기업 리서치조직 등에서 꼭 물리가 아니더라도 통계물리 비슷한 수식적 모델링, 확률계산 같은걸 일상적으로 써먹는 포지션에 갈수 있다면 그런 것들도 재밌고 보람찰 테고, 처우도 좋을테니 상당히 만족스러울 것 같다 (그런 포지션도 꾸준히 찾아보고 있는데 그 숫자는 학계의 안정적 자리만큼이나 적어보이긴 한다. 혹시 독자 분들 주변에 있다면 소개해 주신다면 언제나 감사하며...). 그렇게 물리 아닌걸 물리스럽게 푸는 게 애초에 내가 무척 좋아하는 일이기도 하다.


암튼 수료하고 연구생&전문연구요원 신분으로 넘어가면서 학위과정이 대략 페이즈2로 돌입하는 지금 시점에, 대학원생 치고는 아직 이런 걸 너무 모르고 있던 것 같아서 초조한 마음이 많이 생긴다. 보다시피 이런 고민을 가만히 앉아서 스스로 키우면서 스트레스만 받고있는게 어릴때부터의 내 안좋은 습관인데, 생각을 비우고 본업을 열심히 하면서 남는시간에 취미처럼 이런걸 좀 찾아보는게 정답에 가까울듯.


근데 성격상 이런거 찾아볼수록 오히려 더 남들이랑 비교하게 되고 더 안심이 안 되는 성격이라 결국은 마음가짐을 잘 가져야 하겠다. 계속 머리속에 담아두고 생각을 해야 해결되는 것들이랑, 반대로 쓸데없는 생각을 그만두고 손을 바쁘게 움직여야 해결되는 것들을 의식적으로 분리를 해두는 연습이 필요할듯.


Facebook에서 이 글 보기: 링크

2022년 8월 16일 화요일

재인식되는 근로소득의 중요성

<3년만에 1억 모은 22살女 "월급 277만원 중 230만원 적금">

(중앙일보 기사, 한영혜 기자. 네이버뉴스에서 보기: 링크)


코로나 시작되고 한동안 주식/부동산 투자로 성공하거나 실패한게 기사로 많이 나왔었는데, 이렇게 근검절약 원화채굴로 자산 형성한게 기사로 나오니까 새삼 새로운 듯.


우리 나이대(라고 해봤자 이젠 나만 학생이고 다들 사회초년생 단계는 이미 지났네ㅠ)는 20대 초중반에 주식, 코인, 부동산 쪽에 일찍 눈을 떠서 과몰입 해봤으니, 이젠 이런 기사들도 나오고 하면서 다들 관심사의 균형을 찾아가야겠구나 싶다.

주변에 IT, 인공지능 쪽 직종이 많다보니 잘 체감 못했었는데 청년들 평균소득은 아직도 생각보다 높지 않더라. 특히 생활물가나 부동산 등의 상승세와 비교하면 이래도 되나 싶을만큼 정체상태임. 결국 균형발전을 통한 라이프스타일 지향점의 다각화가 불가항력일 테고 그것을 통해 여러가지 사회문제가 어느정도 완화 되겠지만 인식상의 과도기와 실질적인 과도기는 결코 짧지 않을것이고 개인들에게도 사회 전체에도 앞으로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듯.

나도 주식 굴리긴 하되, 어차피 그쪽으로 본격적으로 공부할거 아닌 이상에야 너무 그쪽으로 머리아파하며 시간 쓰지는 말고, 본업에 충실하면서 원화채굴 열심히 하고 예적금 같은 것도 꾸준히 해야겠다 싶다.

살짝 다른얘기일 수 있지만 요즘 세태를 보면 사회나 조직의 평범한(?) 부품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극심한 취업경쟁으로 인해 달성에 큰 어려움을 겪고, 정작 마음먹으면 비교적 쉽게 그렇게 될수 있는 사람들은 높은 자의식과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그러한 포지션을 안하려 하는 경향이 있는듯하다. 이는 모든 개인들에게도 스트레스고 사회 전체적으로도 건강하지 못한듯하다.

나는 스스로 생각하기에 아주 튀게 창조적인 일을 하면서 남들이 생각지도 못한 가치를 창출할수 있는 사람은 아닌 것 같고, 누군가의 부품이 되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가며 가치창출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는것이야말로 사회를 떠받치는 동력이고 큰 의미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아직은 별 생각이 없다. 아무튼 만나이기준으로 기사에 나온 22살은 이미 훌쩍 지났지만 27살 정도까진 저정도 금액을 스스로 모아보는게 목표임.

Facebook에서 이 글 보기: 링크

2022년 8월 14일 일요일

이해되지 않는 외교행보: 펠로시 패싱사건과 폼페이오 회동

펠로시한테는 안 만나는걸 넘어 입국 시 기본 의전도 안 해주더니 통일교 행사로 방한한 폼페이오는 대통령실 초대해서 만났네... 머하는거임


펠로시는 민주당이기 이전에 현재의 미 의회 전체를 대표하는 사람이고... 폼페이오는 대북 문제에도 관여 많이 했고 미국이 관심갖는 글로벌 이슈도 국무장관으로서 나름 챙긴 등 이래저래 중요한 인물이긴 하지만 어쨌든 (아직까지도 속속 드러나듯이) 외교안보에서 여러가지 사고를 일으키고 퇴임한 트럼프정권의 국무장관이다 보니 약간 이해가 안됨


아니면 윤석열정부의 소위 미국통들이 트럼프쪽에 더 인연이 많고 그쪽을 더 신뢰하다 보니 이렇게 되는게 아닌가 하는 상상도 든다. 공식 외교도 있지만 물밑에서 그런식으로 당국자들의 인연을 바탕으로 커넥션을 유지하고 신뢰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들었음.


암튼 이게 대통령 휴가 및 중국 눈치 등 여러가지 요소가 작용했을 거라서 단순 비교는 안될수도 있지만, 그래도 미국과 국제사회에 굉장히 잘못된 시그널을 주지않을지, 혹은 시그널을 체계적, 일관적으로 만들어서 발신할 역량자체가 없는 레짐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을지 걱정이 된다.

Facebook에서 이 글 보기: 링크

2022년 8월 13일 토요일

Aztec death whistle

Aztec death whistle이라는 멋진 악기를 접했다. 관악기인데 인간이나 짐승의 비명과 비슷한 섬뜩한 소리를 내는 아즈텍의 전통악기라고 한다. 실제 두개골을 닮아서 소리도 사람 비명 소리랑 비슷하게 나는 것인지, 아니면 모양은 별 상관 없는 것인지 궁금하기도 함.


찾아보니 평범한 악기라기보다는 죽음과 관련된 종교의식이나, 적군을 겁주는 용도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하게는 모른다고 한다 (웹상에서 찾을 수 있는것 중 상당히 괜찮은 자료: 링크).


쇼핑몰 아마존에서도 상당히 싼 값에 파는데 (링크) 핸드메이드라서 생김새도 공산품 같지 않고 멋있다. 원하는 소리를 내려면 그냥 부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런데 소리가 마음에 들지도 알 수 없고 입에 닿는 것이다보니 재질 같은 게 안전할지 잘 모르겠다 (하남자특: 구강건강 따짐).

Facebook에서 이 글 보기: 링크

2022년 7월 31일 일요일

감사원장의 돌출발언 관련: 사적 신념에 따른 공적제도의 임의적 해석을 경계해야한다

국회의원이나 정무직 고위공무원의 행위는 방어적이고 원칙적인 헌정질서의 수호와, 좀 튀는 정무적 판단 내지는 개인적 신념의 표현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최재해 감사원장의 이번 발언은 그런 면에서 좀 균형을 잃었다고 보인다. 감사원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는 발언은 돌고 돌아서 맞는 말일 수도 있기는 하다. 감사원이 제 역할을 못하면 공직 기강이 무너지고 국정운영이 파행으로 치달을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이것은 여전히 그의 개인적 해석일 뿐이며, 감사원의 기본적인 역할은 견제하고 감찰하는 것이므로 엄밀히는 틀린말이다.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것은 대통령실과 총리실 등이지 감사원이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여당 의원들마저도 감사원장의 발언에 문제를 제기하고 수정의 기회를 주었다.


조국사태 이후로 추미애 장관 등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찍어내기할 때에 윤석열총장의 여러가지 발언들 중에서도, 공적으로 부여받은 검찰총장 직책으로서 수사역량 유지를 위해 할만한 대응들을 넘어서 지나치게 개인적 소신이 드러나는 발언들이 꽤 있었다. 그때부터 딴생각이 있었다 이런게 아니라, 철저히 조국 수사 및 검찰조직에 대한 발언들도 묘하게 그랬단얘기다.


그리고 대선 과정 및 대통령 당선 이후 여가부 폐지를 둘러싼 정부여당 고위정치인들의 의견들에서도, 관련 제도와 기관이 지금처럼 자리잡게끔 한 모종의 헌법적/정치적 합리성의 발전과정을 무시하고 '사적 신념에 따라 임의로 재해석하고 재배열해서' 힘을 빼려는 특유의 인식이 드러난다.


특히 대통령에게서도, 이준석 대표에게서도 여러차례 발언에서 일관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여성 권익 문제는 고유의 독립된 영역을 가진 이슈가 아니며 각 부문별로 쪼개서 다루면 충분하다는 식의 인식이다. 여성부 존립을 둘러싼 축적된 논의속에서 일정 시점 이후로는 이러한 인식의 출처를 찾기 힘들다.


물론 여가부가 설령 폐지되더라도 관료제적 합리성이라는 필터를 통과하면서 각 사업이 가장 적절한 부처로 이관될것이고, 그러한 임의적 견해에 의한 재배열의 폐해는 약간은 완화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재해석과 재배열은 의제들을 추진하는데 있어서의 일관성과 동력을 많이 훼손하게 되므로 우려가 되는 부분이다.


Facebook에서 이 글 보기: 링크

2022년 7월 28일 목요일

나노입자 용액의 발색 원리, 그리고 대통령 시찰보도 논쟁

나노입자는 그 크기가 클수록 양자화된 에너지 사이의 간격이 작아서 더 낮은 에너지의 빛 (파란색~빨간색 중 빨간색쪽) 을 방출하게 된다. 일반물리학 시간에 첫 양자역학 문제로 배우는 '상자 속 입자 (무한 퍼텐셜 우물)'를 생각하면 간단하다. 물감처럼 색깔별로 각각 만드는 게 아니라 똑같은 물질, 똑같은 원리로 생산하는 나노입자들인데도, 크기만 바꾸어서 색깔을 제어할수 있다는 건 공학적 장점이 무척 많다.


물론 저 회사의 경우 나노입자를 만드는 목적이 색깔을 내는쪽은 아니며 약물전달 같은 의생명쪽 응용이지만, 선명하게 색이 보이는 원리 자체는 비슷할 것이다. 또한 나노입자의 크기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기에 실질적인 유용성도 있다.


사람 1명, 문구: '전자신문 나노 약물 입자 크기 측정 시연하는 윤석열 대통령 발행일 2022.07.27 16:09 f URL ""빠진 치아" 있는데 이제껏 "임플란트" 미뤘다면?! 250만원, 고반발 금장 아이언세트, '60만원'대 72% 할인 판매! 간'의 이미지일 수 있음


문구: '2nm 6nm 파장에 따른 스펙트럼'의 이미지일 수 있음


기사의 장면은 그런 나노입자 콜로이드의 색깔 분포를 바탕으로 입자의 크기 분포 (평균크기 및 균일성) 를 추정하는 과정으로 보인다. 당연히 윤석열 대통령이 육안으로 하는건 아닐거고(...) 기계와 기계 사이에 샘플 옮기다가 색깔 신기해서 한번 봤것지. 암튼 나노입자 크기가 보이는 거냐며 초시력이라고, 과한 연출이라고 놀릴 꺼리는 아닌 듯하다.


+ 그래도 이런 걸 체험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는 것 자체보다는, 그래서 이 회사가 무엇에 강점이 있는 곳이고 정확히 뭘 하는 장면인지 해설해 주는 식으로 기사가 나간다면 이런 시찰(?) 보도가 더 유익해지지 않을까 싶어서 아쉬움은 있다. 거의 모든 기사에서 윤대통령이 시연하고 있다 라고 한줄씩만 써두니, 대통령만 보이고 시찰 행사 취지가 사라져버리는 점은 아쉽다.


Facebook에서 이 글 보기: 링크

망언이 권장되는 정치문화...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나

대통령의 지지율이 아무리 바닥을 쳐도 야당인 민주당이 반사 이익을 볼 거라고 전혀 기대가 안 되는 게... 정권에 대해 총기있고 실력있는 비판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술자리에서나 할 법한 우악스러운 비판들, 무척 서툴러서 오히려 비웃음을 사는 비판들만이 주로 보이고. 심지어 민주당 차기 대표로 유력한 분은 "저학력·저소득층, 국민의힘 지지자 많아" 이런 발언으로 사서 욕을 먹고 있다.


계급, 성별, 나이 등에 무관하게 모든 유권자를 신성시하다시피 해야 하는게 (적어도 전략적으로) 정치인의 기본 덕목 아니었나? 정동영 노인발언이 당시 초대형사고였던 이유도 그거고. 근데 지난 정부 들어서 설훈 의원 같은 사람들이 심심하면 청년 소환해서 패고 그러던 것도 제대로 심판 안 받더니만... 이젠 이재명 정도의 체급 되는 정치인마저 거리낌없이 이런 말을 한다.


사실 특정 정당 지지자들끼리 모여있을때 서로간에 encourage 한답시고 이런식으로 히히덕대는 (혹은 "솔직히 맞는말이긴 하지 않냐"라는) 오만한 발언들 나오곤 하는거 모르는 바가 아니다. 민주당만 그런 것도 아니다. 근데 그런 발언이 나오더라도 재빨리 자제되는 것, 아니 최소한 유력인사의 입에서 안 나오는 건 기본중의 기본인데 컬쳐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다.


사실 컬쳐도 컬쳐지만 그 이전에 이재명 본인의 인품 문제일 수도 있음. 대선 거치면서 국민들의 우려 사는 부분들 많이 바꾸고 희석시키고 하는거 보고 호불호를 떠나 대단하긴 하다고 진심으로 생각했었는데, 끝나자마자 바닥을 모르게 다시 이상해지는듯. 그런데도 불구하고 다른 당대표후보들이 인지도나 인기나 여러 면에서 밀리는 모양.


반복적인 망언 하더라도 아예 만성화 돼서 '저 사람은/저 당은 원래 저렇지 뭐' 이런 느낌으로 별 감흥이 없게 되어버린다면 그 또한 괴이한 평형점이겠으나... 당신들은 그래도 될 만큼 힘있고 믿는구석 있는 권력집단이 아니지않나. 민주당이 고소득/고학력자 위주로 지지받는다고 치더라도 (그게 사실인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고) 그건 공고한 권력을 얻었다는 뜻이 아니라 지지층이 한정된다는 뜻이니까. 또한 누가 그런 당을 마음속 깊이 지지하겠으며, 그런 상태가 국민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겠는가.


Facebook에서 이 글 보기: 링크

2022년 7월 27일 수요일

NEST meeting 발표 후기 (220722)

지난 금요일에는 약 1년만에 NEST 미팅에서 발표를 했다 (발표자료: 아래에 임베드). 지난번과 달리 zoom이 아닌 오프라인 현장에서 발표했는데, 현장에는 고등과학원 선생님들만 오셔서 옹기종기 진행을 했지만 줌으로는 좀더 많은 분들이 들으신 모양이다. 비록 informal한 시간이지만 통계물리 분야 교수님들, 박사님들께서 한 줄 한 줄 봐주시기 때문에 준비도 무척 디테일하게 하게 되고, 발표 과정에서의 디스커션도 다른 어느 발표보다도 알차게 도움이 된다.


나는 저번 발표(블로그 게시물 링크)에서처럼 이번에도 thermodynamic geometry (이하 TG. 합의된 약어는 아니며 임의로 줄인 것임) 쪽 논문을 리뷰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시스템의 거시적 상태를 정의하는 파라미터 (온도, 압력 등) 쌍들의 모임이, 그 곡률이 명확한 역학적/에너지적 의미를 갖게끔 어떤 다양체를 이룬다는 것이 TG의 핵심적인 관찰이다.


원래 이쪽 분야는 Ruppeiner geometry, Weinhold geometry 등의 이름으로 평형 시스템의 거시적 열역학에 대해 먼저 수립되었고, 액체-기체 상전이나 이징 모형과 같은 교과서적 모형에 대한 기하적 재해석뿐 아니라 블랙홀 등에 대한 최신 연구들에도 꽤나 활발히 적용이 되었다. 다만 상전이에서 나타나는 불연속점이나 미분불가능점 같은 singularity에 대해, 이론 물리학의 자랑할 만한 방법론으로서 잘 정립된 재규격화군(RG) 등에 비해서 이런 TG가 얼마나 좋은 설명력과 새로운 시야를 제공할지는 의문인 상태다.


단적으로 말해 TG는 이미 잘 알고 있는 열역학적 현상을 매니폴드 위에서 일어나는 걸로 취급할수 있더라 라는 재밌는 해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이하에서도 서술하겠지만 그러한 재밌는 포말리즘이 연구자를 매혹시키고 계속 공부를 하게끔 한다. 분포가 오직 거시적 파라미터에 의해 간단히 결정되기 때문에 이들 시스템의 기하학은 피셔 정보량을 메트릭 삼는 정보기하(information geometry)와 동등하기도 하다.


아무튼 그러다가 비평형 현상에 대한 구체적인 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확률열역학이 발달되면서, 평형으로 relax되고 싶어하지만 외부 제어입력 때문에 계속 평형에서 조금 떨어진 채로 evolve되는, 요동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계들을 선형근사해서 TG로 다루는 연구들이 진행되었다. 이미 잘 정립되어 있는 linear response theory (LRT) 가 여기에서 적극적으로 쓰여, 물리문제를 어떠한 기하문제로 바꾸고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잘 guide를 해준다.


시스템을 제어해서 처음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옮기는 작업을 어떻게 하면 적은 비용으로 수행할 수 있을까? 이런 궁금증은 꽤나 응용가능성이 많은 연구문제다. TG에 따르면 그런 에너지적 비용이, 매우 자연스럽게 파라미터 다양체 상에서의 '길이'와 직접 관련지어 써진다.


멀리 옮길수록 비용이 많이 들테니 당연한 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는데, TG의 message는 그것보다는 약간 더 nontrivial하다. 목표로 하는 처음 상태와 나중상태가 정해져 있더라도, 어느 경로를 거쳐서 가는지를 여전히 무한히 다양하게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체가 시스템의 역학적 정보를 담고 있다는 것을 알면, 어떤 경로를 거쳐야 마찰 등에 의한 에너지적 비용 발생을 최소화하면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말하자면 매우 추상적으로 정의된 휘어진 공간 상에서 길이를 최소로 하는 '직진'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게 TG의 핵심적 역할이다. 이 경우에 길이를 정해주는 메트릭 텐서는 정보기하와는 약간은 다르게 된다.


더 나아가서, 같은 경로를 따르더라도 어느 부분에서 빠르게 가고 어느 부분에서 느리게 가느냐에 따라 에너지적 비용이 달라질 수 있다. 비록 LRT 영역이라 어차피 매우 느린 상황이긴 하지만, 그 안에서도 이러한 time-parametrization의 이슈는 어느정도 다뤄질 수 있다. 어떤 고정된 경로에 대해 코시-슈바르츠 방정식을 적용하면, (대충 대각화시켜서 얘기하자면) 메트릭텐서의 역할을 하는 susceptibility의 크기가 클수록 그 곳에서는 느리게 움직여야 한다는, 어찌 보면 꽤나 직관적인 결론이 나오기도 한다.


이번에 NEST 미팅에서 소개한 논문은 이러한 TG의 방법론을, (Thouless가 처음 보고한) adiabatic pumping이라는 문제에 대해 적용한다. Adiabatic pumping은 거시적, 항시적 기울기가 없는 상황에서도 싸이클을 돌려서 일정한 방향의 흐름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여기서 흐르는 것은 전기가 될수도 있고 스핀이 될수도 있는 등 다양하다. 저자들은 열역학 연구자들이므로 주로 역학적 에너지를 뽑아내는 엔진에 대해서 다룬다. 특정한 방식의 엔진싸이클은 adiabatic pumping으로 간주될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따로 노는 것처럼 보였던 adiabatic pumping 분야와 열역학적 제어 분야가, 기하학이라는 징검다리를 통해 연결된다. 그리고 효율이 높으려면 그만큼 일률(power)는 줄어들어야 한다는 tradeoff relation이 기하로부터 주어지게 된다.


청중 선생님들의 공통된 지적은, 포말리즘이 무척 재밌기는 한데 과연 얼마나 새로운 시야를 제공하는지에 대한 의문이었다. 해당분야 연구자들이 좀더 와닿게 밝혀줘야 할 부분이다. 개인적으로는 매우 scarce한 상황에서 제어를 통해 어렵게 어렵게 에너지를 뽑아낼때는 어떤 경로를 얼마나 빠른속도로 거칠지의 이슈가 중요해지고, 그럴 때 TG가 기존에 우리가 몰랐던 실용적인 솔루션을 제공할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보고 있다. 그래도 확실히 재밌긴 한것같고, interest가 잘 맞는 것 같으니 함께 꾸준히 공부 해보자고 말씀해 주셨다.


한편, 아예 평형으로 relax될 생각이 없이 항시적(housekeeping)으로 평형에서 많이 떨어져 있는, arbitrarily far-from-equilibrium 시스템에 대해 TG를 적용하는 연구는 아직 별로 없는 상태다. 왜냐면 LRT만 해도 평형계에서부터 미소하게만 떨어진 것이므로 거시적 파라미터 셋으로 규정되는 앙상블 접근이 약간은 통하는데, 평형에서 임의로 멀리 떨어진 시스템은 앙상블 접근 자체가 잘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거시적 조건 하에서 비평형계가 어떤 상태를 택할지에 대한 일반원리는 아직 정립되지 않은 상태로, 최소 엔트로피 원리, 최대 엔트로피 원리, 최대 캘리버 원리 등 여러 설들이 부분적인 이해만을 제공하고있다.


Active matter를 비롯한 내가 정말로 관심있는 시스템들도 대부분 이 경우인데, 여기에의 TG 적용은 아직 블루오션이라고 볼 수도 있겠고, 한편으로는 위와 같은 이유로 근본적으로 TG와 안 맞는다고 볼수도 있다. 물론 far-from-equilibrium에서의 엔트로피 생성을 기하적으로 다루는 연구 흐름들도 있고 그것들에도 관심이 무척 많긴 하나, 그건 파라미터들의 공간이 아니라 좀더 추상적인 함수공간이므로 TG와는 아예 다르다.


Active matter를 제어해서 에너지를 뽑아내거나 구조를 형성시킬 때 비용이 어떻게 드는지에 관해서는, 정적인 상태에서의 연구는 나름 진행이 되고 있지만 동역학적 과정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다시피한 상태다. 그 돌파구는 위에서 말한것처럼 함수공간 상에서 엔트로피 생성을 보는 쪽이나, 아니면 optimal transport theory 및 speed limit 쪽에서 활발히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있긴 하며, 그쪽에도 흥미가 많이 있다. 그렇지만 그것들에 대한 지식이 TG로도 어느정도 증진된다면 그 역시 꽤나 재밌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Facebook에서 이 글 보기: 링크

2022년 7월 22일 금요일

병무정책의 정치화와 병사월급 정상화는 무조건 환영이다

병사월급 200 공약은 윤 대통령 취임 날 전후로는 사실상 공약 파기 수순이라고 보도될 정도로 크게 삐걱거리기도 했지만, 추진 의지가 꾸준히 있는 듯해서 다행이다.


지난 정부에서 원래 계획보다는 다소 적긴 하지만 60만원 (병장 기준) 으로 올려 놓았고, 이는 물가 및 통상 임금 대비 아예 없는 돈 수준이었던 기나긴 10~20만원 시절과는 군복무에 대한 인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는 것, 또한 정치인들이 마음만 먹으면 그렇게 할수 있다는 것에 대한 최소한의, 그렇지만 파격적인 증명이었다. 이번 정부에서도 그 기조를 이어가서, 20-30년 전에 진작 달성되어도 모자랐을 세자리수 월급을 드디어 달성하고자 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문재인정부의 월급인상은 국민들이 민주적으로 얻어낸 것이라기보다는 보편적 권리라는 관점에서 다소 탑다운 성격으로 주어진 것이고, 핵심 수혜층의 정치적 성향도 문정부와 반대되는 탓에 주요 정치적 성과로서 부각되지 못했다는 한계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정부에서는 엄연히 '정치적' 쟁점사안으로서 이 문제가 줄다리기되면서 다뤄지고 있다.


개별 군사안보 문제에 나쁜의미로 '정치적'인 의사결정이 개입되는건 여야 모두 경계해야 하지만 (북송문제 여론추이를 보라), 국가와 국민의 관계설정에 있어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병무정책만큼은 의사결정에 민주적인 국민 참여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까지 많아져야 한다고 보는 입장인지라 이는 무척 환영할만한 일이다.


______
윤 대통령은 또 "'MZ세대'의 군 생활이 안전하고 유익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병영문화를 개선해 달라"며 대선 공약이었던 병사봉급 200만원 이상을 차질없이 추진해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북핵 위협 대응을 위한 미사일 방어 체계를 촘촘하고 효율적으로 구성하는데 만전을 기해달라"며 "한미동맹 강화에 발맞춰 실기동 훈련을 정상화하는 등 연합훈련과 연습을 철저히 하라"고 지시했다.
尹 "병영문화 지속개선…병사 봉급 200만원 이상 차질없이" (중앙일보 기사(김은빈 기자) 링크)
______

Facebook에서 이 글 보기: 링크

2022년 7월 19일 화요일

aespa 2nd mini album 《Girls》 감상평 및 피지컬앨범 개봉 후기

에스파 2nd mini album 《Girls》. 음원들은 어차피 따로 다운받아 들었으니 그렇다 치고 포토카드, 스티커, 포스터 등 CD 외의 구성품도 꽤 알차다. 디지팩은 커버까지 5종 중에 랜덤인데, 그냥 하나만 샀는데도 운좋게 제일 갖고싶던 버전이 왔다. 커다란 책자 형태의 KWANGYA ver.는 구성품이 랜덤.






먼저 인상적인 것은 테마에 충실한 아트웤들인데, 사실 그 덕분에 피지컬앨범까지 사게 되었다. 지난 20-30년간 대중음악의 시각적 요소로 이미 끊임없이 제시되어온 사이버/SF의 이미지들을 성실히 레퍼런스하며, 어느새 레트로해진 미래적 이미지들을 바탕으로 제뉴인한 퓨처리즘을 제시하는데까지 어느정도 다다르고있다고 보인다.


수록곡(디지털앨범 기준)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앨범명과 동명의 타이틀곡은 무난하고 단단하게 잘 만들어졌다는 정도의 느낌이고,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은 기타와 보컬 위주의 팝 곡인 'Life's Too Short'다. 케이팝 앨범에서 주로 간판으로 내건 신나는 댄스곡이 베스트로 꼽히고 어쿠스틱/팝 곡은 쉬어가는 느낌이게 마련인지라 나로서도 퍽 의외인데, 너무 딥하거나 늘어지지 않아 청량감있게 들을 수 있고 특히 감각적으로 쓰인 후렴구 보컬이 인상깊다. 말하자면 같은 기타 반주 곡임에도 'Forever (약속)'와는 달리 앨범의 비주얼 테마인 파란색/검은색과 잘 어울린다고 하겠다.


그리고 이번 앨범에도 수록된 'Black Mamba'는 예전에 싱글로 공개됐을 때부터 미묘하게 산만해서 아주 좋아하지는 않는 곡임에도 굉장히 귀에 붙고 기억에 잘 남는듯하다. 괜히 데뷔 첫 공개 곡으로 골랐던 게 아니구나 싶다. 'Lingo', 'ICU (쉬어가도 돼)' 등 다른 수록곡들도 나름 재미있게 들었다.


Facebook에서 이 글 보기: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