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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15일 일요일
MOF와 나노테크: 다학제 분야로서의 구획과 그 과학기술사회학
위르겐 하버마스 향년 96세로 별세
위르겐 하버마스가 조금 전 향년 96세로 별세했다고 한다.
의사소통적 전회를 통해 이성을 한계짓고 규명함으로써 상호주관적 합리성을 정초하고 생활세계를 구원하고자 했던 그의 대안적 기획은 내가 접했던 사상 중 칸트의 비판철학과 함께 가장 감명깊은 이론 중에 하나였다. 요즘과 같이 현대정치의 위기징후가 뚜렷해지고 미디어에 대한 비판도 필요한 시점일수록 하버마스의 의의와 한계에 대해 더 궁금해지고 생각해 보게 되는 부분도 있었는데... 이래저래 큰 별이 졌다는 생각이다.
예전에 Freethinkers 동아리에서 하버마스에 대해 소개했던 세미나 발표 자료를 아래 공유해본다.
2026년 2월 19일 목요일
윤석열 1심 무기징역 선고에 대한 의견
윤석열에게 내란우두머리 혐의 1심 재판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된 데에는, 만일 계엄이 성공했더라면 윤석열, 김용현, 노상원 등이 과연 그 이후에 도대체 어디까지 계획하고 있던 것인지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점도 작용한 것 같다.
특히 정보사령부가 '계엄 성공 이후'를 주로 담당하고 있던 것으로 보이는데, 재판에서 그 실체가 정확히 무엇이었는지, 어디까지 계획되어 있었는지가 인정되지 못했고 아마도 앞으로도 소상히 알려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 점이 실제 형량 측면에서도, 그리고 역사를 기록한다는 측면에서도 아쉬운 듯하다. 게다가 납득하기 다소 어려운,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몇몇 판단들까지.
선고요지를 보면 비상계엄 선포 자체도 어느정도 유형력의 행사라고 볼 수 있을뿐더러 군의 출입 통제, 국회 진입 등이 일어났고, 그 목적도 국헌문란에 해당한다고 한다. 선고요지에서 수차례 언급하듯이, 밝혀지지 않은 전후맥락을 제외하고서라도 이 사건의 핵심인 "국회에 군을 보내서 상당 기간 그 기능을 정지시키려 한 것" 그 자체만(?)으로도 나라 전체의 평온을 해한 것이라고 인정되고, 여기에 범죄전력없음, 고령을 이유로 선처까지 해서 비로소 무기징역이라는 아주 무거운 형벌이 나온 것인데,
2026년 2월 9일 월요일
세계 해석의 도구로서 분절적 명제화를 때로는 벗어나야 한다
우리는 종종 이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것들을 분절적으로 의미화·명제화하고, 논리를 통해 그것들을 직조하여 이해를 획득한다. 이는 세계를 해석할 때의 인지적 부담을 낮추어주며 폭넓은 간접 경험을 가능하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한 분절적 이해를 관성적으로 적용한다면 사태의 입체적이고 복합적인 면을 있는 그대로 보는 연습에는 소홀해지기도 한다.
많은 이들이 환원주의적(혹은 원자론적) 사고와 논리적 사고를 서로 밀접하게 연관된 것으로 간주하곤 하나, 논리라는 형식을 동원하는 방식에 따라 그 둘은 종종 정반대에 있게 되기도 한다. 사태의 부조리와 입체성을 정면으로 마주하여 때로는 위로를 받고 때로는 인식의 지평을 확장하게 해 주는 것은, 후자보다는 주로 주로 전자에 가깝다고 본다.
고양이는 반드시 발로 착지하고, 식빵을 떨어뜨리면 반드시 잼을 바른 쪽으로 바닥에 떨어진다. 그러므로 고양이의 등에 식빵을 묶어 두면 무한히 회전하는, 혹은 공중에 계속 떠 있는 영구동력장치를 만들 수 있다.
이 유명한 논증(?)은 척 보기에도 다소 황당해 보인다. 그러나 우리가 살면서 분절적 이해에 포섭되지 않는 것들을 다루다가 스트레스를 느끼고 분쟁을 겪는 상황들 중 꽤 많은 수가, 실은 고양이와 잼 바른 식빵 농담이랑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일 수 있다.
2026년 2월 1일 일요일
AI의 무색무취함과 적당함, 그리고 지식정보망의 형해화 가능성
AI로 논문을 쓸 때 가짜 인용 문제가 자주 논란이 된다.
연구 단계에서 논문 추천 받을 때라면 몰라도, 연구 결과를 논문으로 작성하는 단계에서는 내 연구와 관련이 되는 일부라도 직접 정확하게 읽고 cite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이런 생각이 드는 걸 보면 난 아무리 AI 시대를 재미있어한다고는 하지만 결국은 텍스트에 대한 고전적 개념을 매우 중요시하는 인간인 듯. 나아가서 앞으로는 자동화할 수 있는 읽기, 쓰기 및 계산도 '굳이 사람의 능력으로 해 보며' 인간의 그런 능력을 유지하는 것이 학자 집단의 역할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 중 하나가 될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