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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18일 금요일

호남의 '진짜 표심'이라는 극우적 착각을 민주당도 따라가는가?

한창 극우 유튜버들이 유행할 시기에는 자신들을 안찍어준다는 이유로 호남 표심은 뭔가 이상하다, 자신들을 이용할 뿐인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세가 그렇게 높은건 비합리적이니 분명 숨은 표심이 있을거다, 민심 왜곡이 있을거다 이런식의 주장이 흥행하곤 했다. 그런주장을 진짜 선의로, 자신들이 진짜 호남 편 들어 준다고 생각하면서 하는경우도 꽤 많아서 비난하기도 뭣한경우도 있었다.


있는 그대로의 표심이 득표수로 드러나는 것이고, 선거는 그 결과로 평가받는 것 아닌가. 그걸 인정 안하고 이상하다, 왜곡됐다고 하는건 나쁜 주장이기 이전에, '성립할 수 없는' 이상한 주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를 못 받으면 늘 그런 소리가 나온다. 이는 호남에 표 맡겨놓은 것처럼, 자신들이 필연적으로 호남을 대표하는 것처럼 오만하게 언행하곤 하던 민주당계열 일부 정치인들의 거울쌍이었다고 하겠다.


정치인들이 국민들한테 당신들은 이런가치를 담지해야만 한다, 안하면 이상한 것이다라는 식으로 역으로 훈계해서야 되겠나. 그렇게 하지 말고 도민들, 시민들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는 포지티브한 걸 제시하면 된다, 5.18 망언 사과 및 호남 타자화 손절을 선제적으로 하면 된다, 본인들 스스로가 잘하면 된다 라고 꾸준히 말해왔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복합쇼핑몰 약속은 정치공학(?)적으로도 훌륭할 뿐더러, 방금 말한 정석적인 표심잡기 원리에도 비교적 충실하게 pose되었다고 보인다. 민주당 지지세에 균열이 일어나는 지점에서 탄력을 받아 국민들의 수요가 있는 부분을 잘 파악하고 의미있는 공약으로 이끌어낸 것 같다. 호남 주민들 막연하게 탓하는(?) 붕 뜬 얘기들은 많이 들어가고 지역의 구체적인 의제에 대한 접근이 나왔다.


표심이란 건 당연히 다이나믹하다. 특정 정당 몰표도 아니고 특정 인물들 몰표도 아니다. 얘기가 나온 김에 호남을 예로 들자면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DJ계 거물 다수가 국민의당으로 나갔을 때는 민주당이 아닌 국민의당이 선택을 많이 받았다. 반면 그 인물들이 21대 총선에서 민생당으로 다시 나왔을 때는 민생당이 떨어지고 민주당 후보들이 선택을 받았다. 정치상황, 공약이행, 현안, 후보의 이미지와 언행 등에 따라 다른 것이다. 그리고 중앙 정치 무대뿐 아니라 지역조직 상황에 큰 영향을 받는다.


기성세대만의 것일 줄 알았으나 인터넷에 의해서 젊은 세대에까지 재생산된, 전라도를 계속 타자화하고 표밭/표 안주는곳으로만 바라보는 이상한 경향. 그리고 보수정당에서 잊을 만 하면 나오고 누구도 책임을 안 지는 5.18 망언들. 이런 것들의 문제성은 당연히 해결되지 않고 남아 있다. 그럼에도 이번 복합쇼핑몰 공약은 스스로가 그런 것들과 분리돼서 pro tanto하게나마 긍정평가 될수 있게끔 하는 어떤 모멘텀을 만든 듯하다.


물론 해당 제안의 배경이 어떻느냐, 그리고 앞으로 실천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 평가는 당연히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정당이라는 유기체가 빠르게 바뀌진 않으므로 멀지 않은 시일내에 관성에 의한 문제들이 표면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미 한껏 신나서, 광주가 이제야 드디어 올바른 선택을 한다는 식의 사실상의 차별발언 또 시작한 사람들도 많 이보인다 (사실 이쪽이 굉장히 킹받는다). 주로 이 글 첫머리에 쓴 것과 같은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어쨌든 이번 공약은 적어도 현재적으로는 분명히 파괴력 있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젠 윤석열의 복합쇼핑몰 공약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호남주민들 의견을, 민주당쪽 일각에서 부정하고 과소평가하고 원망하는 기막힌 경우도 보인다. 국민들의 자발적인 가치 형성을 오히려 폄하하고, 자신들이 필연적으로 담지한다고 믿는 가치를 국민에게 강요하는 꼴이다. 복합쇼핑몰 관련 각종 팩트체크도 거시적인 의지 앞에서 크게 힘을 쓰지는 못하는 느낌이다.


아무래도 지지세 낮아지면 눈돌아가서 국민들 탓 하는 볼멘소리, 죽는소리들 나오는건 여야 공통인가보다. 그렇지만 그런걸 극복하고 정석적인 방법으로 해야 궁극적인 지지세를 얻을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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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13일 일요일

즉흥적인 선택이 준 최상의 영화적 경험들

집 앞 영화관에 즉흥적으로 들어가서 봤는데도 무척 만족스러웠던 영화가 두 개 있다.


1.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 스파이더맨 팬임에도 이런 게 있는 줄도 몰랐는데, 그냥 귀갓길에 포스터가 보여서 엥 스파이더맨? 이러면서 들어가서 관람했다. 애니메이션의 연출 자유도를 감안해도 무난하지 않고 과감한 시도를 했는데, 그 완성도도 높아서 매순간 감탄하면서 봄. 거의 모든씬이 인상적이었지만 페니 파커가 전자음악 틀고 칩 고치는 장면이 이상하게 satisfying해서 클립 계속 돌려 봤고 유튜브에서 구입도 해서 봤다. 밑에 쓸 1917이 실사영화 영상미의 정점이었다면 뉴유니버스는 미국 카툰을 베이스로 한 애니메이션 연출의 정점인 듯.


2. <1917>
: 어떤 영화인지는 잘모르고 유명하던데 한번 보기나 할까 하면서 봤는데, 이것도 신세계를 경험함. 특히 밤에 몸 숨기면서 이동하는 장면은 전쟁의 참상인데도 기묘할 정도로 아름답게 연출됐고 생전 처음보는 색감이었다. 영화적 경험이라는게 이런거구나 싶었다. 솔직히 내용이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는데, 상황이 끝났을 때의 감정 빌드업에 내용들이 효과적으로 기여했던 것 같기는 하다.

아무튼 가끔은 즉흥적인 픽이 이런 선물을 주기도 하더라. 영화관에서 보길 정말 다행인 영화들이었고... 한가지 아쉬운 건 상영관이 그리 좋지는 않아서 다른 데서 봤더라면 더 좋았긴 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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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10일 목요일

[음악 추천] 이진아 - 람팜팜

가수 이진아는 K팝스타에서 자작곡 <시간아 천천히>의 인트로 연주만으로 유희열의 합격점을 받아낸 것으로 나를 포함한 사람들에게 일찍이 상당한 인상을 남겼었다. 복잡한 재즈화성을 구사하는 등 무척 실력자라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으나 사실 구체적인 음악세계는 잘 몰랐었는데 이번에 나온 <람팜팜>(Youtube 링크)으로 오랜만에 다시 접했다.


대중적으로 수용될수 있으면서도 엄청 프로그레시브해서 사람들의 환호를 많이 받는듯하다. 쭉 들어보니 팝적인 보컬 멜로디랑 복잡다단한 전개의 연주가 서로 유기적으로 구성됐다기보다는 다소 의도적으로 거리를 둔 채로 병존하는 느낌이다. Memory 등에서 일찍이 유감없이 실력 발휘한 적재의 기타연주도 상당히 전진배치 돼있고 인상적이다.


여러번 더 들어보고 싶어지는 곡이다. 음원도 바로 구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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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9일 수요일

천태만상인 대선 정국

대선정국을 보니, 절치부심하고 원팀이 되어 국정 운영을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들면 좋은데 요즘의 민주당엔 그게 보이지가 않는다. 지지자들과 국회의원들의 과도하게 비장한 언사들, 안타깝지만 안먹히는 네거티브 이슈에 대한 집착, 당내 누구누구 책임론과 심각한 분열...


생각해보면 하나같이 2014-2015년 시즌에 국민들이 민주당을 외면하게끔 했던 요소들이다. 민주당에서 몇 년간 본 적 없는 수준의 위기상황 같고 전형적인 패배테크를 타는것 같다. 이재명이 당선되려면 단합과 반전의 계기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대선은 한달밖에 남지 않았다.


일각에서 아쉬워하는 것과 달리 이낙연이 후보가 됐더라도 드라마틱한 스토리의 부재, 축적해온 컨텐츠의 부재와 무색무취, 젊은 당직자들(-> 캠프 관계자들)의 인기영합성 반여성주의 등등 때문에 지금보다 유의미하게 상황이 좋았을지는 의문이다.


반면 국민의힘 같은 경우에는 윤석열 이준석 갈등이 연초에 봉합된 이후로는 (그 방향에 대한 평가는 차치하고) 나름 원팀으로 일관적 메시지를 내고 있다. 연말까지 계속됐던 윤석열의 K-자유주의적 1일1망언은 웃겼다면, 지금의 일관된 반여성주의는 두렵다. 이재명 캠프는 그쪽에 영합해서는 어차피 비교우위(?)를 점하기 힘든데 자꾸만 그쪽에 기대를 거는 것 같다. 젊은 캠프구성원들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


윤석열은 연구할 가치가 있는 매우 특이한 캐릭터이고, 검사로서의 행보는 물론이거니와 정치참여 선언 이후에 나타난 과학기술혁신 및 외교안보에 대한 관점도 나름 조언 많이 받고 잘 확립한 듯 해서 조금 긍정적으로 봤었다. 1일1망언 하면서 본인 성향 드러내고 당내 갈등 컨트롤 못하고, 갈등 봉합하고 나서는 일관되게 노골적 반여성주의 밀어주고 하기 이전에는 말이다.


경제정책의 경우 이재명은 주로 금융시장 질서 확립,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고 하방을 높여주는 정책 등에 포커싱이 되어있다. 다만 금융과 재정을 궁극적으로 떠받치는 과학기술혁신과 성장에 대한 얘기는 부족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거시적인 성장동력보다는 없는데서 짜내게 될 느낌이랄까. 반면 안철수의 경우 전형적인 기업가적 태도로, 각종 진보의제를 포함하는 사회적 갈등의 축을 이해할 의지가 없어 보이지만 과학기술 혁신 자체에 대한 본인의 견해 자체는 눈먼 돈을 유발하는 이상한 담론에 휘둘리지 않고 무척 잘 수립된 듯하다. 윤석열도 캠프가 써준거겠지만 이런 부분에 대한 꽤 구체적인 인식을 보인바 있다.


나는 전통적인 민주당 그나마덜싫음 주의자(?)에 가깝지만 이재명이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기대되지 않고 도리어 걱정된다. 후보 개인의 인품이나 사건사고 때문만이 아니라, 위에서 말한 것처럼 반이재명 세력까지 포함한 당의 전반적인 상태 때문이다. 물론 이재명 본인도 정치/행정 경력이 긴만큼 나름 최소한은 하겠지만, 권력에 오르는 순간 싫은 소리를 안듣고 반대진영에 적대시 일변도로 몰아붙일 것 같다.


그렇다고 윤석열이 당선되고, 젠더갈등 사안에만 열심이고 타분야에 대한 거시적 시야를 보여주지 않는 이준석이랑, 최인호 이명준을 비롯한 신 청년극우가 떡상하는 것도 좀 너무 아닌것같다. 일찍이 한대포나 흰둥이 김상훈의 자대련이 달성한것에 근접하는 수준 혹은 그 이상의 제도권 진입과 이슈파이팅을 이들은 꽤 금방 해내고있다.


진짜로 한달밖에 안남았는데 여러모로 천태만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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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6일 일요일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 소개: 쟁점사안들에 대한 퍼블릭섹터의 성실한 팔로업

SNS 친구분들이 종종 공유하거나 인용하는 국회입법조사처 연구 보고서(링크)들에 대해 알게 되었다. 며칠에 한번 꼴로 나오고, 사이트에 매번 들어가서 볼 수도 있지만 사이트 하단에 메일 주소를 입력하면 뉴스레터처럼 받아 볼 수도 있다.


물론 분량이 긴 편은 아니고, 제도권에 인지된 주제들에 한해서 생산되는 문헌들인만큼 폭과 깊이에 한계는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각종 사회/국제/정책 쟁점들에 대해서 무척 성실하게 정리가 잘 되어있다보니 구독한다는 느낌으로 꾸준히 읽어보면 무척 유익할것 같다. 특히 '이슈와 논점', 'NARS 현안분석'들이 읽을만해 보인다.


쟁점이 되는 사안들을 퍼블릭 섹터에서 꾸준히 이렇게 파악하고 정리해둔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어보인다. 다만 종합적인 이해를 하려면 민간 각 부문에서의 보다 생생한 얘기들이 보완을 해주어야 할텐데, 결국은 이런 것들을 anchor 삼아서 알아서 찾아보고 읽어 봐야 하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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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4일 금요일

스쳐지나가는 단상들에 대한 솔직·과감한 표현들이 부럽다

내가 무언가를 생각할 때 어떻게 하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곤 하는데, 주로 선호에 기반한 직관이랑 상상이 논리와 팩트보다 많이 우선하는 편인 듯하다. 팩트를 조사해서 지식을 얻는게 아니라, 뭔가 이렇지 않을까 상상하고 나서, '아 이런건 어딘가 있을수밖에 없다'해서 비로소 조사 해보는 일이 많다. 합리성이라는 가치를 중요시하는 것치고는 내 주장을 support하는 팩트, 예시 등으로 잘 무장해있는 편은 아니어서 스스로 걱정되기도 한다.


근데 그런 엄밀하지 않은 지적 유희? 같은게 무척 재밌으면서도 뭔가 위험하고 부끄럽다고 느껴져서, 거부반응 내지는 방어기제 같은 게 있다. 그래서 생각을 하면서도 자꾸 즉각적으로 꾹꾹 억누르게 되고, 글 같은 것도 엄청 건조하게 나오게 된다.

어차피 위에 썼듯이 실제로는 팩트와 예시에는 약하기 때문에 그런 쪽으로 좋은 글이 나오기는 힘든데, 위에 말한 방어기제(?) 때문에 자꾸 글의 겉보기 스타일만 그렇게 되는 것 같아서 뭔가 심각한 부조화와 충돌을 느끼는 중. 요컨대, 쉽고 별거아닌 스쳐지나가는 생각을 딱 그만큼의 무게로만, 딱 그만큼의 시간만을 들여서 표현할 줄 알면 좋겠다.

그리고 남의 글을 볼 때도 질투나고 킹받는 두가지가 있는데, 바로 직관을 억누르지(?) 않고 솔직·과감하게 표현한경우, 아니면 문체의 무게에 맞게 내용 면에서 잘썼는데 최초에 있었을 직관적 모티베이션이 행간으로 가라앉아 버린 경우. 당연히 글쓴분들 잘못은 없고 그냥 둘다 내가 잘 못하는 종류의 글쓰기라서 질투가 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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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28일 금요일

아비투스의 보완적인 축

좌파/우파, 보수/진보 같은 구분이 한국인들의 (주로 정치적인) 멘탈리티의 주요 축을 과연 제대로 잡아내는 것인지 논쟁이 있는 것으로 안다.

요새 생각하는 건데 '경영,자영업 / 상아탑' 이라는 축이 여기에 상당부분 보완적인 역할을 할수 있을 듯하다.

특히 소위 계급배반투표라고 불리는 현상도 이 구도에서 보면 딱히 배반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 구도는 단지 개별 정책 찬반뿐 아니라 총체적인 아비투스(?)를 반영하는 부분이 많이 있는 것 같음. 심지어 경제적 사정이 비슷하고 소속이 같더라도 사람의 관심사나 성향 같은 게 이 축에서 많이 갈리는 듯.

요새 왠지 주변 사람들로부터 연애, 결혼 관련 이야기가 유독 많이 들리는데 그러다보니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암튼 나름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지만, 이런 게 늘 그렇듯 이미 있는 얘기일 것 같기는 하다.

굳이 하나를 더 꼽자면 수도권/비수도권도 있을 것 같은데 이건 주로 SNS에서 텍스트로 접한 것이고 피부로 느낀 것은 아니어서 뭔가 더 얘기하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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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15일 토요일

질감과 그 표현에의 미숙함이라는 핸디캡

질감(texture?)과 그 표현에 능숙한 사람이 되고싶다


그림이나 음악 같은 걸 감상할때 형식 및 메타적인 형식에는 늘 관심이 가고 잘 캐치해내는 편인데, 그에 비해 구체적인 질감(음악을 예로 들면 악기의 톤이나 아티큘레이션(?) 등)을 분별하고, 얘가 좋긴 좋은데 왜 좋은가? 어떻게 바꾸면 어떻게 될까?를 들어낼 delicacy가 많이 부족한 느낌이다. 감상할때뿐 아니라 초보적으로나마 스스로 끄적일때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생활이나 인간관계에서도 구체적인 말 한마디 한마디를 떠나서 사람의 존재와 행동 자체가 어떤 느낌을 주곤 하며, 더 나아가 스스로 그걸 알고 잘 통제하고 표현하는 경우도 많은데 내 경우엔 형식적인 표현은 가능하지만 그런 비언어적인 텍스쳐에 해당하는 부분이 뭐가됐든 상당히 미약한듯.


명시적으로 표현하는 그 한에서만 사회적으로 존재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이고 이런게 남들과 비교할때 알게모르게 핸디캡이 돼온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비슷한 사람 아닌 한에야 말해도 잘 이해 못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그런데도 이 정도만큼이라도 하는게 사실 셀프 기특함.


그래서 역으로 어느 부문이 됐든 누가봐도 특이한것, 튀는것들을 볼때 눈 돌아가는 성정이 있음. 그런 외화된(?) 것들을 취해서 내걸로 만들고 꾸며놓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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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8일 토요일

검열주의적 포위라는 비판을 극복하기: 보수주의와의 갈등선을 인식하고 사회적 맷집을 훈련해야

1. 보수 종교계와 기성세대 여성 등에서 엄숙주의, 청소년 보호주의 관점으로다가 불건전하고 자극적인 문화컨텐츠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서 공격하는 것

2. 사회문화적 좌파진영에서 남성소비자 위주 문화컨텐츠에서의 여성혐오적 표현 및 인식, 그리고 생산과정에서의 여성성 착취 등을 공격하고 범죄적 행동과 연관짓는것


청년남성들의 다수 입장에서 현상 자체로는, 검열 혹은 캔슬이라는 측면에서 이 두가지가 합세해서 자신들을 포위하고 있는 형국으로 느껴지는 듯함. 그러나 사실 이 둘을 동일시하면 곤란하며 그 근원은 상당히 다르다는걸 고찰해야함. 실제로 고령화된 정치권과 관성적인 제도권에서 뭔가 변화시키거나 문제를 일으킬 권력을 가진건 아직까지는 1 쪽이 명백히 많은듯.


좀 다른얘기일 수도 있지만 1, 2를 비교하자는 차원에서 예시를 가져와보자면, 성평등 교육자료 같은거에 부적절한 인식이 삽입됐다거나 하는 논란들 중엔 사실 별거 아닌경우도 있었지만 진짜 뜨악한 것들도 있긴했다.


그런데 이런 게 무슨 페미니즘 대사탄이 자리 차지하고 자료 생산해서 그렇다기보다는... 단순히 1에 가까운 분들에 의해 요즘말로 관료가 관료한 경우, 내지는 성평등 제대로 체화하지 못한 채로 교육내용을 그놈의 '쉽고 재밌게 전달'하려다보니 그렇게 되는경우가 많아보였음.


실제로 신세대에서 남혐(?)발언은 주로 그 민감함이 인지된 채로 넓은의미의 정치적 의도 하에 이뤄진다면, 기성세대에서는 은근히 아무렇지않게 그런 인식 드러내거나 농담 하는경우가 있음. 국방부에서 재치있게 하겠답시고 아무 생각없이 군대 부조리 미화, 미필 차별, 남성중심성 강화하는 홍보자료 만들었다가 툭하면 논란 되는 그런거랑 정확히 같은것.


그런 자료들을 잘 만들려면 진짜 중요한 정론은 제대로 설득하고, 어그로만 끄는 불필요한 사족은 쳐내기 위한 섬세함이 필요한것이고 개인적으로 1에서 그런 섬세함을 전혀 기대하지 않음.


조금만 살펴봐도 1과 2 사이에서 불화의 가능성은 산적해있음. 특히 정상가정과 계급재생산이 공격당할때, 그리고 그 가치가 투사된 '아들'이라는 존재가 공격당할때 1이 2를 배신할 가능성이 높음.


지난 몇년간 페미니즘이 미시적 수준의 권력관계에 대한 언어를 제공하고 대중화하면서 무척 많은 성과를 냈다고 보는편. 페미니즘에 대한 반발이 디폴트가 돼서 요새 정치인들이 원론적인 얘기조차 못꺼내고 하는건 많이 유감이지만...


딱히 반발조차 별로 없을 정도로 페미니즘이란 게 구체적 화두가 덜 되었던 상황(이라지만 여성부 심심하면 까는 플로우는 예전부터 남성위주 인터넷 전통놀이에 가깝긴 했네)보다는, 대중화된 의지를 이해하고 구체적으로 반발하는 상황이 나은 점 또한 없지는 않음. 쟁점들을 견주어보고 싸우고 할수 있다는것 자체가... 아무튼 이런 상황이 좋은 쪽으로 결론이 나야하는 것이고.


아무튼 여기에 대해 뭐 내가 소리높여 말 얹을 입장은 아니지만 2 쪽에서도 1과 개별 이슈에서 표면적으로 합세하더라도 잠재적이고 근본적인 갈등선은 늘 인식하고 대응해야 하는듯함. 1은 결정적인 순간에는 결국 정상가정, 계급재생산을 수호하고 좌파적 계기를 경계하기 때문에, 2쪽에 적극적으로 섞여들어가서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 위주로 끌고가려고 하는 느낌이 있음.


이 혼합을 경계하지 않는다면 상술한 성과가 1번 계열의 담론에 의해 먹혀버리고, 여성의 주체화와 자유 증진이 원하는대로 흘러가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보임. 이건 마치 기득권 유지하려는 기존 우파세력과, 신념형 기독교 극우세력이 결국 결정적인 순간에는 신흥 청년우파들 편 안들어주는거랑 비슷하다고 하겠다.


뭐 페미 안티페미 중 누가 이겨라 이런게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미시적인 권력관계를 진단하고 혁파하는 영역의 존재가 이해받는 것, 그러면서도 캔슬 일변도로 흘러가지 않고 소위 '건전'하지 않은 것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다뤄나갈지에 대한 사회적 '맷집'이 형성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함.


이 두가지를 위해서는 구도에 대한 적확한 인식이 필요함. 왜곡되고 잘못된 인식일지라도 그것이 권력을 획득하면 어느새 그 인식은 실제가 되기때문임. 최근 정치권에서의 각종 인기영합성 반여성적 대책이 우습지조차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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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2일 일요일

한 아싸의 주관적 인간관계론

비교적 무미건조한 인생이지만 인간관계에서 시달린게 몇번 있어서 비슷한 징조만 있어도 거부반응이 오곤함. 특히 최근에 오래 알던 몇명을 정리하면서 생각해본, 내가 유독 manage하기 힘들어하는 몇가지가 있는데...


- 내 다른지인들 캐보면서 소개해달라 하고 거절하면 실망하기. 나와의 관계에따라 그분한테 불편하거나 의아한 자리일수 있고 쉬운부탁이 아닐수 있다 라는걸 잘 이해못함


- 둘이 볼때는 문제없는데 제3자랑 같이 만나기만 하면 내 dignity 깎아내리지 못해서 안달인거. 유머같은게 아니라 제3자 입장에서도 의아해하는 그런게 있음

- 좁은 식당같은 공공장소에서 창피한 대화주제선정. 흔히들 싫어하는 정치, 종교 얘기 같은건 나는 괜찮은데 오히려 사적인얘기나 남얘기 이런것 중에서...

- 지인들한테 과도한 금사빠/이성적인 접근 하고 다니는거. 본인 행동을 스스로 알고있고 능숙하면 오히려 괜찮은데, 그러지않고 여파를 모르면서 난사하고 다니면 정말 문제가되고 특히 공통지인 많으면 평판 생각해서라도 가까이 지낼수없음

- 본인 감정 흐름이나 꿈얘기 같은걸로 나를 죄인 만드는거. 특히 상호적인 맥락 없이 일방적으로 감정 형성해놓을수록 따라가기가 어려움.

물론 이런 항목이 아닌 종합적인 사람 자체가 더 중요한건데 굳이 글로 써놓으니 과도한 유형화로 되는 감이 있다. 그래도 신기한건 이거 하나가 한명에 해당하는게 아니라 성별 나이 불문하고 여러명한테 여러개씩 해당한다는것.

아마 이것들 사이에 내가 캐치 못하는 공통점이 있어서 높은확률로 함께 나타나고, 내가 그런성격과 상성이 유독 안맞는듯. 내가 컨트롤프릭 + 거절 힘들어하는 성향이 꽤 있지만 다년간의 가정교육 덕분에 둘다 그런대로 해결해놨는데... 이 두가지의 모순적이고 충돌하는 지점을 딱 작동시키는게 저런 것들인듯함

암튼 톨스토이가 말했던가. 모든 인싸는 서로 닮아있지만 모든 아싸는 불행의 이유가 다르다고.... 피차 인간관계 미숙한 사람끼리 지지고볶고 하는거지만 그래도 dignity를 존중하고 서로 의젓하게 대하려고 노력하는 관계가 좋은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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